▲텃밭에서 상추 뜯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임현철
"여기는 직접 재배한 채소로 음식을 만들어." 남녘의 다도해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산장에 도착하자, 아주머니께서 상추를 뜯고 계셨습니다. 자연 속 맛집다움에 믿음과 정이 듬뿍 느껴졌습니다. 요리는 제철에 직접 농사지은 것을 뜯어 하는 게 최고지요. 바로 뜯어 된장에 싸먹어도 최고입니다.
"여기에서 먹는 밥은 신선이 먹는 밥과 같지요."
정현태 남해 군수의 자랑에서 묘하게 노장사상의 한 자락 속으로 들어가는 듯했습니다. 속으로 '오늘 신선이 한 번 되어 볼까나?' 했습니다. 물론 현실이야 그저 인간일 뿐이지만 정신까지 중생일 필요는 없으니까. 신선이 될 준비 속에 밥상을 받았습니다.
밑반찬 종류가 많았습니다. 특별히 주문한 도토리묵 무침과 오이 부추 무침, 꼬막 무침, 두부국, 콩나물, 깻잎장아찌, 멸치, 버섯나물, 마늘장아찌, 김치, 된장국 등 12가지나 됐습니다. 특히 남해의 특산물로 유명한 마늘과 멸치까지 차린 걸 보니 이곳은 진정한 남해 '알리미'구나, 여겨졌습니다.
하여튼 남해 금산의 정상 부근에 있는 밥집에서 이렇게 많은 밑반찬을 내놓는다는 건 대단한 일입니다. 요리 재료를 사서 산을 오르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었습니다. 암튼 먹는 사람 입장에선 미안하고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이럴 땐 맛있게 먹는 게 배려일 것입니다.
"우리 남해 특산물인 마늘과 멸치 많이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