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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외교 능력 강화를 위해 특정분야의 전문성 및 경력이 있는 사람을 특별 채용하여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특임 공관장 제도'가 도입취지와는 달리 기본자질과 능력조차 의심되는 사람들에게 '보은인사' 성격으로 변질되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2008~2013년 특임공관장 임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로부터 현재까지 임명된 46명의 특임공관장 중 어학등급을 소지한 공관장은 5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 출신 특임공관장이 10명인 것을 감안하면, 외무공무원법 제4조 및 외무공무원임용령 제36조의 규정에 따라 도덕성, 교섭능력, 지도력, 외국어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임용되어야 하는 기본 조건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실제 이명박 정부 당시인 지난 2011년,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로 해임된 김정기 주상하이 총영사는 한나라당 국제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이었다. 또 김재수 주LA총영사는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의 BBK 네거티브 대책단 해외팀장으로 활동하였고, 구양근 주대만대표는 성신여대 총장 시절 이명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김석기 오사카 총영사는 2009년 용산참사로 서울경찰청장을 사퇴한 후 오사카 총영사로 임명되었으나, 8개월 만에 총선 출마 차 총영사직을 사임한 후 현재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김중수 OECD 대사도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으로 촛불시위 문제로 경질된 지 약 두 달 만인 2008년 9월에 대사로 부임하였고, 2010년 4월부터 현재까지 한국은행 총재로 근무 중이다.
박근혜 정부 7명 특임공관장 중 4명이 새누리당 출신특임공관장에 대한 낙하산 보은 인사는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추세다. 박근혜 정부 들어 임명된 7명의 특임공관장 중 약 57%인 총 4명의 특임공관장이 새누리당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2012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역임한 권영세 주중대사,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고문출신인 이병기 주일본대사, 18대 국회의원이자, 새누리당 조직강화특위 부위원장 출신인 구상찬 주상하이총영사, 새누리당 국제국장 출신인 백기엽 주호놀룰루총영사가 그들이다.
이와 관련 홍익표 의원은 "외교관들이 발로 뛰어 해결해야 할 외교 현안들은 산적해 있는데, 외교관의 가장 기본 덕목 중의 하나인 외국어 능력조차 검증되지 않은 채, 대통령 선거등과 관련한 보은인사 성격으로 임명된 낙하산 재외공관장들에게 우리 국민이 어떤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홍 의원은 "특임공관장 제도가 도입된 원래 취지에 맞게, 분야의 전문성과 경력이 있는 훌륭한 인재들을 발굴해 특임공관장으로 임명하는 것만이 대한민국을 외교강국으로 만들 수 있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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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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