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밀양 주민 승합차 강제 견인... 주민 반발

대책위 "경찰, 갈등 중재 못하고 강제력 행사... 충돌 야기"

등록 2013.10.15 09:06수정 2013.10.1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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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15일 오후 5시 47분]
16일 국회에서 '기존 765kV 송전선로 주민 고통 증언 기자회견' 예정


a  15일 오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 도로에서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타고온 승합차를 경찰이 강제견인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드러 눕자 경찰과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15일 오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 도로에서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타고온 승합차를 경찰이 강제견인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드러 눕자 경찰과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 문정선


밀양 송전탑 공사장의 레미콘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농성하던 주민들이 경찰과 충돌하고, 주민들이 도로 가에 세워놨던 승합차를 경찰이 견인해 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주민들은 승합차를 도로 가장자리에 세워놓아 통행 방해가 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15일 오후 4시 30분께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 도로에서 이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당시 주민 30여 명이 레미콘 차량의 진입을 막기 위해 농성하고 있었는데, 경찰과 충돌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경찰은 도로 가장자리에 세워져 있던 승합차를 견인해갔다. 당시 경찰은 승합차 주변에 있던 주민들을 방패를 든 경찰대원들을 동원해 분리한 뒤, 견인 차량을 통해 승합차를 가져갔다.

당시 주민들과 경찰이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 여성 주민은 웃옷이 벗겨지기도 했다. 현장에 있었던 문정선 밀양시의원은 "주민들이 타고 왔던 승합차는 도로 가장자리에 세워져 있어 통행에 아무런 불편이 없었는데 경찰이 통행에 방해가 된다며 강제로 끌고 갔다"고 전했다.

이날 상황과 관련해,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아래 대책위)는 "지금 밀양에서는 경찰력이 주민들과의 갈등을 중재하지 못하고 주민들을 협박하거나 법적 근거없이 강제력을 행사해 충돌을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인권감시단체들은 밀양에서 벌어지는 현장에서 인권침해감시활동을 하면서 보고서를 보내고 있다"며 "오늘과 같은 상황에 대해 경찰력의 위법한 공권력 책임을 묻는 민·형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책위는 16일 오전 11시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기존 765kV 송전선로 주민들의 고통을 증언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이미 765kV 송전선로가 세워진 당진-신안성, 신태백-신가평, 신가평-신안성 구간 주민 대표들이 갖가지 증언을 할 예정이다.

또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건강 문제, 이정일 변호사는 재산 관련 문제를 지적할 예정이다. 대책위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기존 765kV 3개 선로 주민들의 처절한 고통의 사연들이 알려지고 있다"며 "당사자들이 생생한 육성으로 그 고통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2신 : 15일 낮 12시]
밀양 송전탑 주민, "레미콘 차량 막겠다" 쇠사슬 농성

a  15일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 레미콘 차량 출입을 막겠다며 목에 쇠사슬을 묶어 농성하고 있다.

15일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 레미콘 차량 출입을 막겠다며 목에 쇠사슬을 묶어 농성하고 있다. ⓒ 문정선


밀양 송전탑 공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콘크리트를 실은 레미콘 차량이 현장에 투입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이를 막기 위해 쇠사슬을 목에 걸고 농성하고 있다.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는 15일 오전 주민들이 목에 쇠사슬을 엮어 농성하고, 그 옆에는 다른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앉아있다. 이곳은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84·89번 철탑 진입로 쪽이다.

a  15일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 레미콘 차량 출입을 막겠다며 목에 쇠사슬을 묶어 농성하고, 다른 주민들은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15일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 레미콘 차량 출입을 막겠다며 목에 쇠사슬을 묶어 농성하고, 다른 주민들은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 문정선


주민들과 함께 있는 문정선 밀양시의원(민주당)은 "주민들은 레미콘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어제(14일)부터 농성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헬기로 공사장비와 자재를 실어 나르는 것을 막지 못했지만, 공사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나섰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아래 한전)는 당장 레미콘 차량 투입은 없다고 밝혔다. 한전 관계자는 "지금은 레미콘 차량 투입 계획은 없고, 현장 주변에도 차량이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 공사 진행 상황을 볼 때 레미콘 차량이 들어올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84번 철탑과 126번 철탑은 다른 현장보다 공사 진척도가 빠르다. 한전 관계자는 "이곳에서는 송전탑 기둥을 설치하는 기초 굴착작업 뒤 '라이너 플레이트'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철근 배근작업은 하지 않고 있다"며 "철근 배근작업이 끝나야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a  15일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 레미콘 차량 출입을 막겠다며 목에 쇠사슬을 묶어 농성하고 있는 속에, 경찰이 현장에 배치되어 있다.

15일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 레미콘 차량 출입을 막겠다며 목에 쇠사슬을 묶어 농성하고 있는 속에, 경찰이 현장에 배치되어 있다. ⓒ 문정선


한전은 이번 주말께나 두 곳에서 철근 배근작업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은 콘크리트 이동 방법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데, 차량 이동이 가능하지 않을 경우 헬기로 운반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한편, 서울에서는 밀양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1인시위와 촛불문화제가 열린다. 환경운동연합은 15일부터 매일 낮 12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이고, 오후 7시 30분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또 모이자, 밀양의 친구들 촛불문화제'를 연다.

[1신 : 15일 오전 9시 6분]
긴장 감도는 밀양... 한전 공사 확대-주민 농성 계속

a  한국전력공사는 태풍 영향으로 잠시 중단했던 밀양 송전탑 공사를 9일 오전부터 재개했다. 사진은 지난 7일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4공구 공사장비 적치장'에서 헬기로 장비를 나르는 모습.

한국전력공사는 태풍 영향으로 잠시 중단했던 밀양 송전탑 공사를 9일 오전부터 재개했다. 사진은 지난 7일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4공구 공사장비 적치장'에서 헬기로 장비를 나르는 모습. ⓒ 윤성효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14일째인 15일 한전은 작업장을 여덟 곳으로 늘렸다.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들은 10여 곳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15일 한전은 시공업체 직원을 포함해 총 200여 명을 투입해 여덟 곳에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84·85·86·89·95·109·125·126번 철탑에서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84·85·86·89번 철탑은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95번 철탑은 단장면 동화전마을, 109번 철탑은 상동면 도곡마을, 125번 철탑은 상동면 여수마을, 126번 철탑은 부북면 위양리에 들어선다.

새로 공사가 시작된 85·86·125번 현장에는 진입로 개설과 부지 벌목·울타리 설치 등의 작업이 벌어지고, 지난 2일부터 공사를 벌여온 다섯 곳에는 기초굴착·철근조립 등의 작업이 이뤄진다. 한전은 밀양 네 개면에 총 52기의 철탑을 세울 예정이다.

한전은 이날 일부 철탑 현장에 레미콘 차량을 통해 콘크리트를 옮겨 붓는 작업을 벌일 예정인데, 주민들이 막기로 해 충돌이 예상된다. 바드리마을 입구에는 주민들이 레미콘차량 진입을 막겠다며 농성하고 있다.

한전은 이날 밀양 송전선로 경과지 마을 농가 일손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산외면 괴곡마을에서는 봉사단원 23명이 부추 제거와 비닐하우스 교체 지원을 하고, 단장면 바드리마을에서는 공사현장 지원 인력 10명이 대추밭 정리작업을 돕는다.

한전에서 낸 공사방해금지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던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은 지난 14일 공사 현장과 주변에 고시문을 부착했다. 법원은 "공사를 방해하면 처벌받는다"는 내용이 담긴 고시문을 이날 33곳에 부착했고, 부북면 평밭마을 두 곳에서는 주민들의 저지로 부착하지 못해 오는 21일 다시 하기로 했다.

주민 10여 곳에서 계속되는 주민들의 농성

a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 산에 있는 송전탑 공사 현장에 주민들이 죽기를 각오하고 싸운다는 결의를 다지면서 구덩이를 파놓고 '목줄'과 휘발유통을 매달아 놓은 채 농성하고 있다.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 산에 있는 송전탑 공사 현장에 주민들이 죽기를 각오하고 싸운다는 결의를 다지면서 구덩이를 파놓고 '목줄'과 휘발유통을 매달아 놓은 채 농성하고 있다. ⓒ 문정선


주민들은 송전탑 공사 반대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아래 대책위)에 따르면, 부북면 평밭마을과 단장면 바드리마을·평리마을·여수마을 등 10여 곳에서 주민들이 농성하면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경찰은 주민들에 대한 연행 조사를 계속 벌이고 있다. 밀양사회봉사단체협의회는 지난 12일 오전 밀양시청 앞에서 '외부세력 척결 총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는데, 송전탑 경과지 주민 100여 명이 방해해 무산됐다.

밀양경찰서는 주민 두 명을 대상으로 집회 방해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지난 13명을 주민 한 명을 소환해 조사한 뒤 돌려보냈고, 나머지 한 명에 대해 소환 통보를 해놨다.

밀양 송전탑 공사가 재개된 뒤 지금까지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은 주민은 4명이며, '탈핵희망버스' 참가 시민 11명이 조사를 받았다. 이 가운데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구속돼 있다.

송전탑 반대 농성을 벌이거나 경찰·한전직원 등과 대치·충돌하는 과정에서 쓰러지거나 부상을 입어 병원에 후송되었던 주민은 30여 명이며, 이 가운데 3명은 아직 병원에 입원해 있다.

또한 단식 농성도 계속되고 있다. 동화마을 주민 김정회(42)·박은숙(41) 부부와 천주교 조성제 부산교구 신부는 서울에서, 박정규(52) 금호마을 이장은 밀양 상동역 앞에서 지난 3일부터 단식농성하고 있다.

주민들의 지원 활동도 계속되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이날 주민들의 일손 돕기에 나섰다. 주민들을 돕기 위한 후원금도 이어지고 있는데, 대책위는 지난 1일부터 현재까지 3000만 원 이상의 후원금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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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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