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희 민주당 의원(오른쪽 두번째)과 남호기 전력거래소 이사장이 4일 천안 후비 급전소에서 시험운전 중인 한국형 EMS(전력계통운영시스템) 운영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김시연
내년 10월 전남 나주 이전을 앞둔 한국전력거래소(이사장 남호기)가 수도권에 급전소를 추가 설치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른바 '공기업 지방 이전' 취지에도 어긋날 뿐더러 수 백억 원 예산 낭비라는 것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전정희 민주당 의원은 21일 "전력거래소가 경기도 의왕시에 수 백억 원을 들여 서울전력관제센터(서울급전소)를 별도 건립하고 있다"면서 "이미 중앙급전소 문제 발생에 대비해 충남 천안에 후비급전소가 있는데도 수도권에 추가 급전소를 짓는 것은 불필요한 몸집 불리기이자 예산 낭비"라고 따졌다.
중앙급전소 지방 이전 앞두고 의왕에 서울급전소 신설전력거래소는 지난해 11월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 316평 부지에 서울급전소를 착공해 내년 1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지급까지 급전소 건립에 들어간 비용만 189억 원에 이르고, 계통운영시스템 등 각종 설비를 갖추려면 수 백억 원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력거래소는 중앙급전소가 전남 나주로 이전하면 전력 수요의 40%를 점유하는 수도권 부하를 원거리에서 감시하고 제어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하 중심지의 계통 운영과 154kV 송전선 감시를 위해 서울급전소가 따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지난 2007년 10월 기초전력연구원 위탁 연구 용역을 거쳐 정부에 서울급전소 설치를 요구했고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는 2008년 12월 서울급전소에 18명 잔류 조건을 달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력거래소 급전소는 서울에서 나주로 이전하는 중앙급전소를 비롯해 천안 후비급전소, 제주급전소, 서울급전소 등 모두 4곳에 이를 전망이다.
전정희 의원은 "전국 154kV 송전선 감시는 이미 한전의 지역급전소에서 수행하고 있어 수도권에 송전선 감시가 더 필요하다면 한전이 지역급전소를 추가로 건설하면 될 일"이라면서 "전국 발전기와 송전선 감시도 제대로 못하면서 조직의 몸집 불리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9·15정전사태는 전력 IT 문제... 급전원 징계는 잘못" 전 의원은 지난해부터 전력거래소가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전국 300여 개 중앙발전기와 송전망 감시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전 의원은 이를 근거로 지난 2011년 9·15 정전사태 당시 전력거래소 급전원 징계도 문제 삼았다.
정부는 당시 정전 사태 책임을 물어 염명천 당시 전력거래소 이사장과 운영본부장을 면직하고 중앙급전센터장 등 간부 3명은 정직 3개월 등 중징계, 급전원 등 3명은 감봉 3개월과 견책 등 경징계했다.
이에 전 의원은 "전력거래소는 지난 10년간 EMS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서 정전 시 조치 매뉴얼도 없이 엉터리 수요예측 프로그램과 공급예비력으로 운전을 하다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정확한 운전예비력을 모르는 상태에서 대정전(블랙아웃)을 막으려고 긴급 부하 조정을 단행한 급전원들은 오히려 포상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당시 사고로 김우경 한국전력 부사장이 해임되는 등 한전 임직원 5명과 지식경제부(현 산업부) 전력산업과장, 담당 사무관 등 공무원 4명도 징계를 받았고, 최중경 당시 지경부 장관 역시 자진 사퇴했다. 하지만 전력 IT 계통 운영에 책임있는 전력거래소 전현직 간부들은 문책에서 배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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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가는 전력거래소, '서울급전소' 신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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