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당시 보도된 '오마이팩트' 기사 중 '피노키오 지수'.
<오마이뉴스> 캡처
한국도 그 중 한 곳이다. 언론진흥재단에서 발간한 <저널리즘 공공성 실현을 위한 한국형 팩트체킹 모델 연구>(책임 연구 마동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에 따르면, 국내 언론사들도 사실검증과 관련해 다양한 시도에 나섰다. <중앙일보>와 <한겨레> 등은 자체적으로 기사의 사실 여부를 검증하는 '팩트체커'를 채용하거나, 독자들이 기사 오류와 관련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일찍이 마련했다. <동아일보>는 비정기적으로 '팩트체크'라는 기획기사를 통해 '윤창중 파문'이나 '정치권 공약 예산 추정액' 등의 주제를 다뤘다.
연구진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팩트체킹 모델을 도입한 대표 사례로 <오마이뉴스>의
'오마이팩트'를 꼽았다. '오마이팩트'는 지난해 대선 때 후보자들 발언과 선거캠프 주장의 진위 여부를 검증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일종의 탐사보도 기획이다. 당시 사실검증팀은 "대선 후보와 참모들이 하루에도 수십 건의 공약과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며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날마다 후보와 핵심 참모들의 발언을 신뢰할 만한 각종 데이터를 통해 검증할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힌 바 있다.
<오마이뉴스> 사실검증팀은 2012년 11월 2일부터 12월 18일까지 76건의 관련 기사를 썼다. 5단계의 평가 점수와 더불어 거짓의 비율이 높을수록 해당 후보의 코가 피노키오처럼 길어지게 하는 '피노키오지수'를 도입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노력은 과거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사실'의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룬 새로운 시도일 뿐만 아니라, 독자의 시선을 모으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연구진은 검증 대상의 선정과 게재 방식 등에서 편향성이 보였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들은 "검증 건수를 보면 박근혜 당시 후보 및 선거참모에 대한 검증 사례는 43건으로, 문재인 후보(18건)와 안철수 후보(6건)에 비하면 비중이 매우 높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외 팩트체커들은 평가는 물론 게재 방식에서도 중립성 유지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오마이팩트' 기사의 제목 등은 다소 중립성을 이탈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판단했다.
편향성 논란과 관련해 <오마이뉴스> 사실검증팀은 "안 후보 검증기사 건수가 적은 이유는 최종 후보가 되기 전에 사퇴한데다 그의 추상적인 화법과 적은 대변인 수 때문일 수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관련기사:
'쫓겨난 기자'들이 '쪼잔한 기사'를 쓴다고?) 또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검증 대상 건수의 차이에 대해서도 "우리로서는 최대한 선입견 없이 저인망식으로 살펴본 결과물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연구진은 "미국의 주요 팩트체커들은 언론사와의 분리를 통해 나름의 독립성을 확보했지만, 국내의 경우 언론사 안에서 이뤄져 자사 보도에 대한 반론 등 스스로의 권리를 변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진단했다. "우리 사회의 정파적 갈등에서 수익구조를 찾는 한국 언론 지형 특성상, 수익이 담보되지 않은 팩트체킹에 뛰어들기 어렵다"고도 판단했다.
"공정성·독립성·수익성 보장이 국내 팩트체킹 모델의 과제"결국 '공정성', '독립성', '수익성'이 국내 팩트체킹 보도의 과제라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언론사 주도의 팩트체킹 모델이 객관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가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면 다양한 언론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학·공공기관·시민단체와 언론의 협업이 또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다양한 계층이 사실검증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보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협업 모델 역시 교수나 시민사회단체의 정파성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검증 대상·방식 등을 두고 논의를 지속해 한국의 '사실검증' 프로젝트를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적 팩트체커를 통해 언론의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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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쓰기 저널리즘' 시대, '사실검증'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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