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모래 반짝이던 금강, 하굿둑 때문에 썩어간다"

[현장] 서천군수, 금강해수유통 위한 162리 금강 도보

등록 2013.10.22 22:21수정 2013.10.22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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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산시 강경읍에 들어서면서 ‘금강은 흘러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논산시 강경읍에 들어서면서 ‘금강은 흘러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천군청

"옛날 금빛 모래가 반짝이는 강변에 아무 때나 찾아가 목욕하고 빨래를 했었다. 또, 물고기를 잡아서 끓여 먹고, 튀겨먹고, 날것으로 먹으면서 살았다. 그런데 지금은 썩은 강물에 악취가 풍겨 접근도 못 한다. 찾아오던 철새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

금강해수유통(하굿둑 개방) 도보에 참석한 고령의 할머니가 하소연한다. 22일, 금강도보 이틀째인 나소열 서천군수와 그 일행들을 논산시 강경읍 근처에서 만났다. 이들은 21일 금강해수유통추진단 발대식을 하고, 2박 3일 일정으로 금강하굿둑부터 부여군 백제보까지 약 162리(65km)를 도보중이다.

다음은 나소열 서천군수와 논산시 강경읍 식당에서 나눈 일문일답이다.

 나소열 서천군수
나소열 서천군수 김종술

- 도보순례를 하는 이유가 있다면?
"금강이 막히면 해수유통이 안 된다. 이것은 서천 군민의 문제만이 아니다. 서천군은 이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나 또한 그동안 200만 충남도민의 공감대를 확산시키기 위해서 순회강연을 다녔다. 부여, 강경, 공주, 청양까지 금강에 관심도 많고,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지역이라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 공감대를 더 확산시키기 위해서 도보순례를 하는 것이다. 서천군민이 주축이지만, 보령·익산 등 충남 도민과 전북도민이 참여하고 있다."

- 금강 하굿둑으로 인한 부작용은 무엇인가.
"1990년에 세가지 목적을 가지고 충남 서천과 전북 군산에 하굿둑이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농업용수와 공업용수 확보, 전라북도와 충청남도를 잇는 수송의 역할, 홍수 및 염에 의한 농어민 피해를 줄이려는 목적이었다. 그런데 23년 정도 지난 오늘날에는 수질이 지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4급수보다도 더 나쁘게 변하고 있다. 이대로 10년 정도 더 지나면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로 사용하기에 부적절할 것이다. 

장항이 번성했을 때는 3만 5천 명이 살아가는 항만 물류가 활발하던 곳인데 지금은 매년 토사가 퇴적되면서 장항항이 항만으로서 구실도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금강하구에 전반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 해소 대책이 필요하다.

옛날에는 장어나 미역, 황복이 풍성했던 이유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이라 가능했다. 강물이 바다로 들어가 바닷물과 서로 섞이는 기수역을 복원시켜서 연안어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수유통을 통해서 복원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금강과 더불어 살아가는 어민들과 농민들의 삶이 풍성해질 것이다."


- 4대강 사업이 해수유통에 걸림돌을 만든 게 아닌가?
"MB정부에서 4대강 사업한다고 했을 때 서천군은 해수유통을 하지 않고서는 4대강 살리기가 아니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국토해양부는 서천군, 군산시, 익산시를 초청해 합동토론회를 하고 8억원을 들여 금강하굿둑에 여러가지 구조개선 연구용역을 했었다. 그런데 2년 이후에 국토부가 예산이 너무 많이 들어서 실효성이 없다고 했다.

MB정부가 우리의 반대를 넘기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다. 참 서운했다. 다시 한 번 새 정부에 대책을 촉구했고, 금강하구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 농·공업 용수확보를 놓고 전북에서는 해수를 유통시키면 바닷물이 유입돼서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를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반대한다. 
"전북뿐만 아니라 서천군과 부여군도 같은 농·공업 용수를 쓰고 있는 만큼 서천군도 용수 확보를 전제하지 않고는 동의하지 못한다. 하굿둑에서 해수침투를 어느 정도 하느냐에 따라서 따라 용수문제가 달라지겠지만, 용수확보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우리의 주장은 충남도와 전북도의 공방을 떠나서 전문가든, 지자체 대표든 양쪽에 공동조사위원회를 꾸려서 우려되는 부분과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전문 기구를 만들자는 것이다."

-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부여·강경에서도 해수유통추진위원회에 합류를 희망하고 있다. 일차적으로 충청도민들의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이분들과 같이 전라북도-군산시와 끊임없이 대화해 나갈 것이다. 필요하다면 언론 중재 하에 어떤 것이 좋은지에 대한 공개토론회를 한 번 가졌으면 한다. 서로 만나지도 않고 논의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 찬성과 반대는 소모전이 될 뿐이다."

- 2박 3일 도보순례를 하면서 힘든 점은 없는지?
"해 보지 않은 일이라 육체적으로 힘들다. 그렇지만 여기 참여한 분들과  금강과 생태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걷는다. 정신적으로는 힘들다는 생각은 안 하고 있다." 

 흐트러짐 없이 금강도보 순례를 하고 있다.
흐트러짐 없이 금강도보 순례를 하고 있다. 김종술

도보순례단은 21일 조류생태전시관-익산성당포구 금강체험관(25km), 22일 익산성당포구 금강체험관-부여 유스호스텔(32km)을 거쳐 마지막 날인 23일에는 부여 유스호스텔- 부여 시내-백제보(8km)를 끝으로 낮 12시에 기자회견과 함께 해단식을 가질 예정이다.
#해수유통 #금강하굿둑 #서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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