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안마을 주민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내주던 나무 주변은 '행복마당'으로 만들어졌다.
박미경
마을의 변화... 마을미술프로젝트우리마을 프로젝트는 성안마을 미술프로젝트의 단초가 됐다. 성안마을에서 2011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마을에 생명을 불어넣으면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성안마을 중앙의 폐가가 허물어지고 연잎 조형물과 알록달록 기린과 악어, 아기공룡이 그려진 그네 등의 탈것이 있는 어린이놀이터가 만들어졌다.
토끼와 새, 작은 연못이 있는 동물원도 들어섰다. 농촌에서는 갈수록 찾아보기 힘든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를 그리워하는 주민들의 마음이다.
동물원 가는 길 회색 담벼락에는 토끼와 자라, 돼지, 고양이, 코끼리, 달팽이 등 아이들에게 친숙한 캐릭터들이 저마다의 테마로 그려졌다. 대장간에 간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그림 속 캐릭터들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소독차 뒤를 따라다니는 아이들의 모습도 정겹다.
마을 어르신들의 자식에 대한 애틋한 사랑의 마음이 담긴 '시'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식들에게 보내는 당부의 말이 담긴 시 속에는 자식에 대한 사랑과 함께 삶의 지혜가 녹아있다. 각각의 작품들은 타일모자이크로 만들어져 햇빛이 비추는 방향에 따라 색을 달리해 눈길을 끈다.
화순읍5일시장과 우시장성안마을 인근에 위치한 화순읍5일시장도 화사한 옷을 입었다. 장이 열리는 날이면 새벽부터 가축거래가 이뤄졌던 우시장은 주민들에게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이른 아침이면 소를 비롯해 염소며 강아지, 고양이, 토끼, 닭, 오리 등 가축을 사고팔려는 이들로 분주했다.
우시장 주변 사람이 많이 몰려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만병통치'를 자랑하는 약장수가 있었고 돈내기 윷판이 벌어졌다. 걸쭉한 입답과 다양한 재주를 밑천삼아 온갖 물건을 판매하는 뜨내기 만물상이 주로 자리 잡았던 곳도 우시장 주변이었다.
우시장 가는 길목 담벼락에 그려진 익살스러운 표정의 소들은 지금은 주차장으로 변한, 5일시장에서 가장 시끌벅적 분주했고 가장 많은 돈이 오갔던 우시장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일깨워 준다.
철골구조의 2층주차장에는 시골장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무명한복을 입은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물건을 머리에 이고 꼬까옷을 입은 아이의 손을 꼭 잡은 어머니, 아이들 등에 업고 물건을 파는 어머니, 물건 실은 지게를 진 보부상, 경쾌한 가위소리를 내며 엿을 파는 엿장수의 모습이 정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