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도 끝 방파제에서 낚시꾼들이 타고 온 수십대의 오토바이가 보인다. 낚시가게에서 미끼와 낚시장비를 사면 오토바이도 덤으로 빌려준다.
심명남
풍력을 이용해 전기를 얻는 수십 개의 풍력발전기에는 바람개비가 윙윙돈다. 그 옆에 세워진 많은 오토바이의 정체가 궁금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낚시꾼들이 타고 온 거란다. 낚시가게에서 미끼와 낚시장비를 사면 오토바이도 덤으로 빌려준다. 오동도까지 거리가 멀다 보니 낚시점에서 조사들의 편의를 제공해 준단다. 상술이 보통이 넘는다. 그 집에 낚시꾼이 많이 몰리는 이유다. 요점 낚시 풍경을 한마디로 말하면 물반. 고기반. 사람반이다.
감성돔 낚시는 썰물(물이 빠지는 시기)때 퍼 문다. 고기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하루 2번의 썰물때만 잘 맞춰도 절반은 먹고 들어간 셈이다. 그래서 주말이면 좋은 포인트를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자리를 잡기 위해 새벽 4시부터 오는 사람도 많단다. 6시에 오면 좋은 포인트는 자리가 꽉 찬다.
여수에서 감성돔은 10월 중순에서 11월말까지가 적기란다. 11월 말이 넘으면 수온이 차기 때문에 감성돔이 남쪽으로 점점 더 내려간다. 많은 낚시객중 누군가를 인터뷰해야 한다. 낚시에 열중하고 있는 조사들에게 일일이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바다의 습성을 꽉 끼고 있지 않은가. 뭐 낚시꾼의 포스만 봐도 그 실력을 어느 정도 파악한다. 작전에 돌입했다. 살며시 다가가 인사를 나눴다. 조용하면서 폼이 남다른 조사였다. 그에게 말을 붙이기 전 바로 곁에 있는 동료조사에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낚시 좀 취재하러 왔어요.""난 잘 몰라요. 이분이 도삽니다. 번지수 제대로 찾아왔는데요." 나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낚시의 달인을 바로 찾은 셈이다. 낚시도 낚시지만 그에게 듣는 사연은 감동이었다. 그와 함께 낚시를 온 동료도 "아 그런 사연이 있었냐"며 고개를 끄떡인다. 낚시꾼들이 감성돔에 빠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감성돔은 다른 고기보다 잘생겼다. 손맛도 그만이다. 특히 올라올 때 펄떡거리는 은빛 출렁임은 조사들의 맘을 사로잡는다. 그 희열이 참 오래간다. 그 맛에 빠지면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초보들이 점점 낚시꾼 즉 '프로'로 변한다.
달인이 말하는 낚시스킬... "감성돔 낚시는 수심파악이 가장 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