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은 10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자전거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
지난 10월 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순순히 잊힐 수 없는 존재임을 일깨웠다. 그는 북한강가에서 자전거 타는 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썼다. "탁트인 한강을 끼고 달리니 정말 시원하고 좋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나와보세요." 그곳에서 자전거를 타겠노라 미리 알렸다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갔을 텐데, 웬일인지 그는 혼자 달리고 있었다.
최근에는 과거 청와대 행정관들을 초청해서 "녹조가 생기는 것은 수질이 나아졌다는 뜻"이라고 말하며 '당당히 대응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에 그린란드에 갔었는데 거기도 녹조가 있더라"는 것이다. <한겨레>는 모임에 참석했던 사람의 말을 인용했다.
"그린란드 총리에게 물어보니 (녹조가) '기온이 올라가서 일시적으로 생겼다'고 대수롭지 않게 얘기하며 그 물을 직접 떠먹더라." 녹조가 수질이 좋아졌다는 증거라면, 왜 국토부는 그 '수질이 좋아졌다는 증거'를 걷어내고 부랴부랴 약까지 뿌려댔는지 궁금하다. 녹조가 수질개선의 징표라면, 그 물이 내뿜는 악취는 '마시면 몸에 좋다'는 증거일까? 그렇다면 '4대강 개발 전도사'들이 모여, 녹조가 가장 많이 낀, 즉 '수질이 가장 좋은 물'을 (그린란드 총리가 그랬듯) "직접 떠먹으며" 자신들의 성과를 축하하는 것은 어떨까?
전 대통령의 '녹조' 발언이 불가피한 상황, 즉 본인의 지능이 자연스럽게 발현된 결과로 나온 게 아니라면, 그의 말은 국민의 지능을 심각히 모욕하는 행위일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식의 '대국민 모욕'이 박근혜 정부 들어 더 심해졌다는 점이다.
더 끔찍한 '지능 모욕 시즌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