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사바트요의 화려한 내부와 옥상 환기구.
김동주
카사바트요의 내부는 더욱 화려하다. 천정에 달린 화려한 샹들리에와 외계의 문양처럼 보이는 무늬로 채색된 스테인드 글라스들, 파도의 모양대로 구부러진 창들은 감히 따라 하기도 힘들 만큼 독창적이었다.
마찬가지로 뻥 뚫린 내부 천장을 따라 시선을 옮기면 흡사 놀이공원같다. 마치 반지를 낀 손가락과 같은 옥상의 환기구는 화룡점정. 과연 그 누구라서 이런 집에 살고 싶지 않을까. 꿈틀거리는 생명체 같은 그의 작품은 세계문화유산이라는 단어가 주는 옛스러움과 고귀함 이상의 '환상'이 느껴진다.
'집'은 인간이 살아가는 실용적인 공간이다. 벽에 걸어두고 보는 그림도 아니고, 감미롭게 라이브로 연주되는 음악도 아닌 이 건물을 가우디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작품'으로 만들었다. 그는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었을까. 아니 만약 내가 건축학도였다면 귓등에 꽂아두었던 연필을 당장 부러뜨렸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와 같은 천재는 두 번 다시 나오지 않을 테니까.
자신이 지은 최후의 역작에 묻힌 천재 건축가가우디의 진면목은 구엘공원(Parque Guell) 부터다. 일찍이 가우디라는 천재를 알아본 직물업계의 거장 '구엘'은 자신의 재산을 가우디가 천재성을 발휘하는데 투자했다. 구엘공원은 그 덕분에 생겨난 또 다른 세계문화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