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장애인 상습폭행 안양 복지시설 원장 기소

지적장애인 학대에 지자체 지원금까지 횡령... 도덕적 해이와 안양시 감독 소홀

등록 2013.11.01 18:12수정 2013.11.0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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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시설이 부동산 임대수입을 챙긴 안양시 관내 모 오피스텔
복지시설이 부동산 임대수입을 챙긴 안양시 관내 모 오피스텔최병렬

지적장애인들을 수년간이나 상습 폭행하며 학대하고 지자체가 지원한 시설비까지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던 안양시 관내 한 장애인복지시설 관련자들이 검찰에 기소됐다.(관련기사 : 독방에 감금하고, 식사시간에 퍽! 퍽!)

수원지검 안양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조남관)는 장애인복지시설을 운영하면서 장애인들을 폭행하는 등 학대하고, 허위 직원을 등재하는 등의 방법으로 보조금 약 3억4000여만원을 횡령한 복지시설 원장 및 직원을 지난달 30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보면 원장 A씨는 지난 200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단기보호시설과 장애인작업장에 허위직원을 등재하고 직원 7명의 차명계좌를 이용하여 지자체에서 교부된 보조금 3억4000여 만원을 받아냈으며, 2012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조기교육원 직원 B씨의 장애인들에 대한 학대를 방조하고 장애인복지법을 위반한 혐의다.

검찰 수사 결과 원장 A씨는 횡령한 돈과 미인가 장애인시설 수입으로 개인 대출금을 변제하였으며, 다수의 부동산을 취득하여 복지시설 운영 외에 부동산 임대사업자로서 임대수입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실제 안양시 관내 모 대학은 A씨 소유의 안양1동 소재 모 오피스텔 일부 층을 생활관(외국인학생 기숙사)으로 임대하여 사용해 왔다.

이와함께 직원 B씨는 2012년 7월부터 2013년 5월까지 18회에 걸쳐 의사표현이 불가능한 지적장애인 4명을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다. A씨는 1급 지적장애인과 1급 자폐장애인의 돌발행동을 통제한다며 주먹과 막대기를 이용하여 상습적으로 폭행을 저질렀다.

직원 B씨의 장애아동 폭행 동영상을 보면 식사 시간에 밥을 더디 먹거나, 밥알을 흘린다고 식당 한쪽 구석에 몰아넣고 뺨을 수십차례 때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사건은 지난 5월 이 시설에 근무하는 공익근무요원이 장애인 폭행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보하면서 알려져 지난 8월 국가인권위가 현지 조사에 나설 결과 보조금 횡령, 시설 내 폭행, 학대 등을 확인해 검찰에 A씨와 B씨를 고발했다.


검찰 "장애인에 대한 폭력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공익요원에 제보한 동영사에 찍힌 장애인복지시설 요양보호사가 지적장애 어린이의 뺨을 때리는 장면
공익요원에 제보한 동영사에 찍힌 장애인복지시설 요양보호사가 지적장애 어린이의 뺨을 때리는 장면 동영상

검찰은 "수사결과, 장애인에 대한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음에도 약 1년간 장애아들을 주먹, 막대기로 때리는 등 학대하였고, 심지어 시설 복무 공익근무요원들까지 폭행에 가담하는 등 시설 내 학대행위가 구조화되어 있었음이 확인됐다"며 밝혔다.


또한 "복지시설 원장이 장기간 보조금을 횡령할 수 있었던 것은 관리·감독기관인 지자체(안양시)의 형식적 감사 등에 기인한 바가 크고, 시설 내 학대행위에 대해서도 감독이 소홀하게 이루어졌는데, 향후 복지시설과 관련 보조금 집행 및 시설운영 상황에 대한 관리·감독이 철저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의사표현 조차 할 수 없는 중증 장애인에 대한 학대, 보조금을 개인 돈으로 여기는 도덕적 해이에 경종을 울리며 향후 인권 사각지대인 장애인에 대한 인권 침해와 보조금 횡령 등 복지시설의 고질적 비리에 대하여 계속 엄단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국가인권위원회 고발 후 원장 A씨가 횡령한 보조금 중 안양시가 이미 환수 조치한 9000만원 외에 검찰 수사를 통해 추가로 확인된 횡령금 2억5000만원에 대해 안양시에 통보해 전액 환수조치 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불구속 사유에 대해서는 횡령금 중 약 9000만원 상당을 반환하고 7000만원 공탁한 점, 장애아 일부 부모가 피의자들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안양 #지적장애인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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