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평양 인민무력부 청사의 김일성·김정일 동상 앞에서 '전군당강습지도일꾼회의'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2013. 2. 23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 제1위원장은 묘소를 참배하고 묘역을 돌아본 뒤 묘비에 묘주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을 넣으라고 지시했다. 북한이 군함의 훈련 중 침몰 사실을 밝힌 것도 이례적이고 침몰 장병들의 묘역에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직접 찾은 사실도 김정일 시대에는 없던 일이다. 김 제1위원장이 훈련 중 숨진 군인들의 묘지를 조성을 지시하고 이곳을 직접 참배한 것은 군심을 장악해 군부의 충성을 끌어내려는 조치로 보인다.
여기에다 김 제1위원장은 '연좌제' 완화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체제 들어 탈북을 시도한 당사자는 엄격히 처벌하되 가족은 연대처벌 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고, 실제로 한국행이 밝혀진 탈북자의 가족·친척이 평양과 대도시에서 추방당하지 않고 그냥 살고 있는 사례가 많다는 후문이다.
생활소비품 향상을 통한 민심 장악 전략경제분야에서는 북한이 과거 중공업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경공업 발전에 갈수록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생활과 직결된 경공업을 발전시켜 주민들이 변화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10월 박봉주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내각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는 주요 과업으로 "경공업 부문에 큰 힘을 넣어 소비품 생산을 결정적으로 늘여 인민들의 소비품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0년 만에 열린 전국경공업대회에 참석해 육성연설을 통해 경공업 발전에 역량을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 김 제1위원장의 정책 방향 제시에 따라 북한이 경공업 발전에 총동원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전국일용공업부문과학기술발표회가 열려 경공업 생산에 첨단과학기술을 접목시키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생산공정을 현대화하는 방안에 대한 논문도 발표했다.
북한 매체들은 최근 이러한 분위기를 주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전국 각지 경공업 공장의 현대화와 생산성과를 잇달아 선전하고 있다. 천과 편직물에서부터 양말, 신발, 화장품, 학용품, 식료품, 완구에 이르기까지 선전하는 제품 종류도 다양하다.
조선중앙통신은 2일 '경공업 부문 여러 단위들에서 10월 계획 완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각 지역의 경공업 공장에서 높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며 "평양시식료일용공업관리국에서도 10월 계획을 140%로 완수했고 산하 공장들에서는 206가지 일용잡화생산에 힘을 넣어 성과를 거두었다"고 소개했다.
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월 24일 '인민 소비 생산기지들에서 증산의 동음 세차게 울린다'라는 기사를 통해 평양 선흥식료 공장이 현대화, 과학화를 힘 있게 추진하고 있다며 "과학적인 경영전략, 기업전략으로 대외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질 좋은 식료품을 생산해 인민들이 득을 보고 있다"고 선전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체육을 강조하면서 각종 경기를 직접 찾아 관람하고 선수들과 격의 없이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민심잡기의 연장선에서 해석된다. 김 제1위원장은 국정을 챙기는 와중에서도 올해 들어서 한 달에 한번 꼴로 체육경기를 관람했다. 김정은 정권이 비정치분야인 스포츠에 신경을 쓰는 것은 민심을 사로잡고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체제 공고화를 위한 민심장악, 그 결과는?김정은 체제는 왜 이처럼 유독 민심 장악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일까. 우선 김정은 체제의 준비 부족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김정일 위원장이 1970년대 초반 후계자에 내정된 이후 1998년 국방위원장이 될 때까지 20여년이 넘는 준비기간이 있었지만, 김 제1위원장은 후계자가 되고 2년도 채 안 돼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정권을 잡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입장에서는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장악해 체제를 공고히 할 필요성을 느끼기 충분하다. 여기에다 김 제1위원장은 주민에 다가서는 정치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시찰 때는 주민들이 다가서지도 못할 정도로 어려웠지만 김 제1위원장은 이와 정반대의 모습을 통해 주민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체제의 이러한 시도가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둘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북한의 새로운 변화를 추동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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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권력' 김정은이 잡은 것은 민심...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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