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 종이 가방책표지를 이용하여 만든 종이가방. 도서관 문을 열면 바로 옆에 있다. 책 제목들이 선명해서 아이들이 들어올 때와 나갈 때 한 번씩 보면 기억하기 쉽겠다.
정민숙
문을 드나들며 오다가다 책 제목을 인식하게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또 도서실에서 사용하는 작은 도장들을 모아두는 박스로도 활용하고 있다. 퍼즐은 어떤 용도로 만들었냐고 하니, 도서실에 와서 소란스럽게 떠드는 아이를 따로 불러 조용히 시키는 목적과, 한 가지 일에 몰입하게 하는 의도였단다. 그런 학생들이 이 퍼즐을 접하면 잘 하더냐고 물었다. 어떤 아이들은 잘 하고 재미있어 하는데, 어떤 아이들은 그 작은 일에도 집중하기 힘들어하며 결국 완성을 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압축스티로폼과 우드락을 이용하여, 책 겉표지 그림 크기에 맞춰 양면테이프나 딱풀을 이용하여 붙인다. 퍼즐 조각 개수를 정하여 칼로 오리면 완성이다. 처음 작품을 만들 때는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한 번 만들고 나니 나머지는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수월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자신의 본래 업무를 수행하면서 따로 시간을 내어 이런 작업을 한다는 것은 사명감이 있지 않으면 힘든 일이다. 그런 상황을 말로 안 해도 그녀의 입술에는 과로하면 나타나는 헤르페스가 어김없이 생겨있다.
나도 그 퍼즐을 한 번 맞춰보았다. '만년샤쓰'. 지금 우리 집 책꽂이에도 있는 '만년샤쓰'. 큰 애 작은 애 모두 읽은 책이다. 방정환이 글을 썼고, 김세현이 그림을 그렸다. 표지 그림은 본 문 15쪽에도 나온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아이는 '만년샤쓰' 퍼즐을 잘 맞출 수밖에 없다. 이미 완성된 판의 정답 그림을 알고 있을 테니까.
책 주인공 창남이는 **고등보통학교 1학년이다. 생물 시간에 선생님이 "이 없는 동물이 무엇인지 아는가?"라고 물으면 "이 없는 동물은 늙은 영감입니다"라고 답하여 온 반 학생들을 웃게 만드는 쾌활한 소년이다. 책의 겉표지에 등장하는 장면은 창남이가 평소 결석을 하지 않는데, 그 날 따라 늦게 와서 1교시가 반이나 지나서 학교에 도착해 얼굴이 새빨개 가지고 교실 문을 덜컥 여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