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포기 남겨둔 배추에 서리가 하얗게 내려 있다.
최오균
서리를 맞은 고춧잎과 호박잎 그리고 당근 잎이 맥을 못추고 축 처져 있다. 그러나 배추, 보리, 시금치, 갓, 국화, 상추는 서리 속에서도 싱싱하다. 입동날인 지난 7일 김장배추와 무를 뽑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8일 이날은 절여놓은 배추에 양념을 넣어 비비는 날이다. 이렇게 서리가 하얗게 내리는 날이나 첫눈이 내리는 날 손을 호호 불어가며 담근 김치는 예부터 맛이 그만이라고 했다. 햇빛이 나자 서리가 금방 녹았다. 서리가 녹은 후 환상의 김장팀은 드디어 김장비비기에 돌입을 했다.
요즈음은 전화 한통화면 전국 어디서나 절임배추를 택배로 받을 수 있다. 고추, 마늘, 젓갈 소금 등 각종 양념만 대기시켜 놓으면 김장은 '식은 죽먹기'라고들 한다. 그러나 김장은 주부들에게 여전히 주눅 드는 일이다.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넣이 비비는 것은 여전히 주부들에게 공포스런 일이기 때문이다.
배추, 무, 갓, 당근, 쪽파, 마늘, 생강, 고춧가루, 소금, 액젓, 생굴, 배, 당근, 대파, 새우… 아휴~ 그 많은 양념을 외우기도 힘들텐데, 언제 어디서 어떻게 구입을 해야 할지, 재료는 믿을 만한 것인지? 그렇다고 마트에서 김치를 사먹기도 찜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