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니토골목에서 퍼포먼스를하는 예술가.(2011년 6월 사진)
정광주
보카지구의 카미니토는 우리나라 통영의 동피랑 마을과 비슷하다. 동네의 모든 집들이 컬러풀한 색깔로 치장을 하고 화려함을 뽐낸다. 동네의 골목에는 노천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는 사람과 탱고 퍼포먼스를 즐기는 관광객 등으로 항상 붐빈다. 항상 축제를 하는 것 같이 즐거운 이곳에서는 닮은꼴 마라도나와 리오넬 메시가 카미니토를 활보하며 다닌다. 돈을 주면 사진도 멋있게 같이 찍어 준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동남쪽에 위치한 보카지구는 16세기에 스페인 사람 멘도사가 최초로 조그만 집을 지은 장소였으며 아르헨티나의 발상지로 불린다. 시내의 남쪽으로 흐르는 광대한 라플라타 강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 자리잡고 있으며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유럽의 수많은 이민자들이 이 항구를 통해 아르헨티나로 들어왔다. 이민이 활발했던 당시 번영했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모습을 지금도 남아 있는 항구 거리에서 느낄 수 있다.
조선소, 피혁 공장, 도살장에 둘러싸인 보카지구를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이민 노동자들에게 밤늦게 맥주 한잔과 함께 누리는 탱고 가락은 지치고 고단했던 인생에 있어서 작은 위안이 되었다. 낮에 일하며 입었던 땀에 절은 작업복을 벗고 화려한 수트로 갈아입고 보카 지구의 밤거리를 활보하던 이민 노동자들에 의해 탱고가 생겨났다.
탱고의 발상지 보카 지역의 메인 스트리트는 예술가들이 꾸며놓은 카미니토 골목이다. 이곳에는 많은 공예가와 미술가들의 살고 있으며 주변에는 시장과 탱고 쇼를 하는 전형적인 이탈리안 술집들이 많이 있어 재미있는 볼거리가 많이 있다. 카미니토의 바로 동쪽에는 보카미술관이 있어 보카 지역의 특징인 선명한 색조의 여러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카미니토가 유명해진 것은 보카 거리를 사랑한 화가 킹게라 마르틴에 의해 다채로운 색상으로 복원된 후부터다. 킹게라 마르틴은 이 지역을 '보카 공화국'이라 부르며 자칭 대통령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보카 지역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작은 골목길인 카미니토는 그리 길지 않는 굽은 골목길이지만 다양한 색깔의 집들 덕분에 거리가 화사하다. 이는 이탈리아계 항구 노동자들이 사는 알루미늄 벽에 칠해놓은 파스텔 조의 건물들 덕분이다.
카미니토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가장 컬러풀한 지역이며 이곳에는 다양한 색으로 페인트칠한 작은 집들이 매우 많아, 칠레 발파라이소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거리에는 무명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노천카페가 어우러져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트와 비슷한 거리가 됐다. 항구에서 바라보면 운하를 건너는 배가 있고 생선 요리가 명물이며 탱고 클럽도 많이 있다.
카미니토는 탱고와 역사를 같이 한다. 1930년대부터 탱고의 황금기에는 자유분방한 연주자들의 터전이었다. 비록 군사 독재시기에는 활력을 잃기도 했지만 지금은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관광지가 됐다. 아직도 여전히 카미니토에는 길거리 연주자와 댄서들, 오래된 밀롱가와 카페 등 탱고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보카지구는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마라도나와도 인연이 많은 곳이다. 이곳에는 마라도나가 활동한 보카주니어 경기장이 있다. 그런 이유 때문에 보카 인근과 카미니토에서는 보카주니어 팀의 축구유니폼도 많이 판다. 물론 모든 축구 기념품에는 마라도나의 캐릭터가 들어가 있다. 보카 주니어의 경기가 열리는 날은 이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로 물결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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