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김한길 차갑게 맞잡은 손... 회담 성과 없이 끝나

민주, 새누리에 '특검·국정원 개혁 특위' 요구... 입장차만 확인

등록 2013.11.11 12:17수정 2013.11.1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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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민주당 당사를 방문,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민주당 당사를 방문,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2신 : 11일 오후 6시 43분]
황우여-김한길 차갑게 맞잡은 손... 입장차만 확인, 회담 성과 없이 끝나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손을 맞잡았다. 그러나 악수를 나눈 시간은 채 30초를 넘기지 않았다. 11일, 황 대표가 민주당 당사를 방문해 예방하는 자리였으나 싸늘한 냉기만 흘렀다. 황 대표가 '집들이' 선물로 난과 떡을 가져왔지만 분위기는 좀처럼 풀릴지 몰랐다.

45분 여 간 진행된 대표 간 비공개 회담도 '빈손'으로 끝났다. 양측의 입장차 만을 확인한 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김 대표는 특검과 국정원 개혁 특위 등을 요구했지만, 황 대표는 원론적 입장만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회담을 마치고 나온 후 "충분히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나눴다"고 했지만, 김 대표는 "진전된 게 없다"고 잘라말했다.

김한길, '선물' 사들고 온 황우여에 냉랭..."웃고 있기에 마음 무거워"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새 민주당사에서 가진 회동에서 인사말을 나눈 뒤 서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새 민주당사에서 가진 회동에서 인사말을 나눈 뒤 서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 대표는 이에 앞선 모두발언에서도 잔뜩 날을 세웠다. 그는 "황 대표와 나란히 앉아 웃고 있기에 마음이 무겁다"며 "대선 개입 의혹 사건들을 공약파기, 경제 실정, 민생 파탄 등으로 덮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연일 문제를 풀어가는 게 아니라 새로운 악재를 하나하나 꺼내놓고 야당에 극심한 비난을 퍼붓는 것으로 정국이 풀린다고 생각하면 큰 오해"라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국가기관 대선 개입 전반에 대한) 특검과 (국정원 개혁) 특위 '양 특'으로 이 문제를 넘겨 놓고, 여야가 민생 살리기 법안과 예산심의에 전념해야 한다는 말을 여러 번 드렸다, 여당과 대통령의 결단이 있어야 하는데 길이 보이지 않아 참으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기초 지방선거 공천 폐지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정기 국회에서 매듭 지어 놔야 실천이 될텐데, 황우여 대표는 (공천 폐지가) 새누리당 당론이라고 말하셨지만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계시다, 어떤 생각인 거냐"고 묻기도 했다.


그는 "떡까지 가져오셔서 고맙긴 하다"면서도 이 같은 지점을 조목조목 짚어 나갔다. 그러나 "김 대표님 고생 많이 하시고 여당이 함께 일해야 하는 것도 해서, 앞으로 제대로 하는 계기 만들려고 방문했다"며 입을 뗀 황 대표는 머쓱해졌다.

비공개 회담에서도 경직된 분위기는 풀릴 줄 몰랐다. 회담을 모두 마친 후 김 대표는 "(황 대표가)늘 하던 얘기만 하셨다"고 일축했다. 특검 등의 문제에 대해서 황 대표가 "더 지켜보자"는 입장만을 견지했다는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간극이 크다, (문제가 해결되리라) 기대도 안 했다"며 양 측 입장차를 전했다.


비공개 회담에 배석한 김관영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우리 당은 왜 특검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설명했고 그 쪽(새누리당)은 '새로 총장이 임명되는데 수사하지 말고 특검하겠다고 하는 게 그 사람에 대한 예의도 아니니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를 지켜보자, 나중에 미진하면 (특검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특위에 대해서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의를 해보자 정도"라며 여지를 남겼다. 새누리당 측에서도 "특위에 대해서는 의견 접근을 이룰 가능성이 있다"며 결론을 열어뒀다.

[1신 : 11일 낮 12시 17분]
새누리당의 '민주당 집들이' 선물은 "역겹다" 막말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남소연

'집들이'는 큰 잔치다. 신혼부부가 신접살림을 꾸린 후 친구들을 불러 음식을 대접한다. 초대받은 이들은 선물을 사오고 덕담을 건넨다. 대형 마트에 싸여있는 집들이용 화장지 묶음이나 신장개업 가게 앞에 놓인 화환을 보노라면, 집들이 문화가 친구나 이웃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치권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1988년 9월 민주당의 마포당사 입주식에서는 여야 4당 대표가 함께 축배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11일 민주당의 서울 여의도 새 당사 입주를 축하하기 위한 새누리당의 집들이 선물은 '막말'이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당사 예방 얘기를 꺼낼 때만 해도 화기애애한 집들이를 예고했다. 그는 "전날 민주당이 100일 넘는 천막(당사)을 접고 새로 마련한 당사로 입주했다고 한다, 그동안 미뤘던 신당사 예방을 오늘 오후에 하겠다"면서 "김한길 대표에게 '돌아오신 것은 참 잘하신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황 대표는 갑작스레 표정을 바꿔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진상규명 특검을 제안한 민주당을 성토했다. 뒤이어 발언에 나선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은 민주당을 향해 막말에 가까운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특히, 유기준 최고위원은 야권 공조를 두고 "역겹다"라고 표현했다. 새누리당의 무례한 선물에, 민주당은 단단히 뿔났다.

새누리당, 민주당에 십자포화... 유기준 "역겹다"

황우여 대표는 "야당은 민주주의를 살려내야 한다면서 법안과 예산안을 모두 묶으면서 대선 주변 범죄 일체에 대한 특검을 들고 나왔다, 과거 무덤에 있는 쟁송(서로 다투어 송사함)을 살려내고자 미래의 국익을 지켜내야 할 국회를 '뇌사상태'로 몰고 가는 것"이라며 "8월에 했어야할 2012년 예산 결산마저도 안 해주는 민주당의 태도를 보면서 국민들은 미국식 '셧 다운'의 어두운 그림자에 몸서리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검을 정기국회 일정과 연계해 강요하는 것은 반민주적 형태요 낡고 낡은 구정치적 표본이요, 국회선진화법을 누릴 자격이 없는 모습"이라며 "19대 국회만은 선진국회가 돼 달라는 간절한 여망이 담긴 선진화법에 따라 모든 것을 원내에서 토론과 타협과 표결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당 지도부란 미명 아래 의원 한 분 한 분의 권능을 제어하는 것은 민주주의 파괴 헌법 무시의 전형"이라면서 "상임위를 되살려야 한다, 야당은 (국회 보이콧) 입장을 재고하여 국민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숙고하면서 국회 정상화 대로에 합류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민주당을 향해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그는 "(민주당은) 여전히 민생과 대한민국의 내일을 볼모로 삼아서 정치적 욕심을 채우려는 반민생 대선불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지난 금요일(8일)에는 일방적이고 예의 없고 무책임하게 국회일정을 하루 보이콧 했다, 설상가상 지난여름부터 100일 이상 지리멸렬한 투쟁이 국민 호응이나 성과를 얻지 못하자, 시민단체를 가세시켜서 대대적인 투쟁을 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무분별한 장외투쟁으로 얻은 것보다 잃은 게 훨씬 많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면서 "대선 한풀이가 민생과 경제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의 표적은 야권 공조와 '각계 연석회의'였다. 그는 "연석회의는 총선·대선 때 모임에서 통합진보당을 빼고 다시 모이는 도돌이표다, 면면을 보면 신야권연대가 아니라 구야권조합일 뿐"이라며 "민주당은 야권 단일후보를 내세워 이석기 의원 등 종북세력 침투에 숙주로서 노력했다, 민주당은 반성은커녕 국회를 보이콧하고 신야권연대에 나선다니 오직 '국정 발목 잡기 연대'에만 골몰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기준 최고위원은 막말을 쏟아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정의당·안철수 의원 등 신야권연합이 관측되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왜 이런 야합병이 도지는지 모르겠다"면서 "국민조차 야권연대에 대해 말이 나오고 선거 때마다 단일화 얘기가 나오는 데에 화가 나있다, 선거 때마다 몸 키우는 것은 지겹다 못해 역겹기까지 하다"고 힐난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감사원장·보건복지부 장관·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기간 나머지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기로 한 민주당을 향해 "사초 폐기의 법적·도덕적 부당함을 스스로 감지하고 수사 결과를 예단한 민주당이 친노그룹을 보호하기 위한 친노 보호용 정치파업을 벌이는 것"이라며 "명분 없는 파업이자 양심 없는 파업"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우여 대표, 역겹고 정치쇼 비판하기 위해 민주당사 방문?"

민주당은 무례한 새누리당의 집들이 선물에 뿔났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려고 하는 각계 연석회의에 대해서 '역겹다, 연합병이 도졌다, 구야권 조합이다, 구정치 쇼다' 이렇게 이야기 하시는 것 다 좋다"면서 "황우여 대표가 민주당사를 방문하시는 것이 혹시 역겹고 정치쇼라고 비판하기 위해서 오시는 것이 아니라면 오늘 아침 이렇게 하시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내일 출범하는 연석회의가 왜 모이게 되었는지 모르는가? 국정원 개혁과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국민적 의지를 모으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정치적으로 훼손하고 폄하하려는 새누리당의 모습에서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방치하고 민주주의 훼손을 두고 보자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국민들은 야당 존중도 국정난맥상 해소의지도 없는 여당의 모습에 절망하고 있다"면서 "이러니 여당이 국회운영을 주도하는 책임 있는 정당이 아니라 청와대의 지시만 따르는 거수기 정당이라는 비판을 듣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집들이 선물은? '역겹다'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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