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대선개입 질타에 새누리 의원 "월북하라"

박대출 의원 '종북하지 말고 월북하지' 막말 20일 국회 본회의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진성준 민주당 의원에게 '종북하지 말고 월북하지'라고 막말을 한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으며 자리를 뜨고 있다. — ▲**박대출 의원 '종북하지 말고 월북하지' 막말**20일 국회 본회의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진성준 민주당 의원에게 '종북하지 말고 월북하지'라고 막말을 한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으며 자리를 뜨고 있다. 남소연

"종북(從北)하지 말고 월북(越北)하지!"

'막말소동'이 벌어졌다.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이 20일 대선개입 의혹이 불거진 국군사이버사령부에 대한 대정부질문을 하던 진성준 민주당 의원을 향해 "종북하지 말고 월북하지"라고 소리쳤다.

국가정보원이 지난 대선 당시 국군 사이버사령부에 심리전 지침을 내리고, 사이버사령부는 청와대와 국정원에 보고했다는 의혹이 새롭게 불거진 상황에서 이에 대한 질의를 '색깔론'으로 몰아붙인 꼴이다. 민주당은 이를 '막말'로 규정하고 박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박 의원은 다시 본회의장으로 돌아와 진 의원에게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진 의원은 이날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군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의혹을 놓고 정홍원 국무총리와 김관진 국방부 장관 등을 몰아붙였다.

진 의원은 "사이버심리전단을 계속 유지할 것이냐", "사이버사령부 요원이 문재인 (당시) 후보에게 개소리 지껄인다 하면 정치개입인가" 등 날카로운 질문을 이어갔다. 이에 정 총리는 "합법적으로 (심리전을) 하면 (사이버사 유지는) 문제 없다", "누가 책임 있는지 조사 중"이라며 피해나갔다. 진 의원의 거센 질의가 계속 이어지자 의원석에 앉아있던 박 의원은 진 의원을 향해 "월북하라"며 야유 섞인 고성을 내질렀다.

지역구 가다가 돌아와 막말 사과... "동료의원으로서 할 말 아니었다"

'월북하지' 막말에 격앙된 민주당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0일 국회 본회의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진성준 민주당 의원에게 '종북하지 말고 월북하지'라고 막말을 한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격앙된 표정으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월북하지' 막말에 격앙된 민주당**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0일 국회 본회의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진성준 민주당 의원에게 '종북하지 말고 월북하지'라고 막말을 한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격앙된 표정으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남소연

민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의원들은 박 의원을 향해 "막말 사과하라"고 소리치며 사회를 보던 박병석 국회부의장에게도 조치를 요구했다.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주변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박병석 부의장은 "해당 발언은 통상 의원석의 발언으로 보기에는 지나친 점이 있었다"며 "여야 원내대표 간에 처리 문제를 놓고 협의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해당 발언은) 의원으로서 금도를 넘은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은 국회 윤리위 제소 검토와 박 의원과 새누리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박수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진 의원의 질의로) 국무총리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입장을 보류하겠다는 식으로 일관되게 핵심을 피하며 궁지에 몰리자,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이 '종북하지 말고 월북하지'라고 야유 섞인 고함을 쳤다"며 "동료의원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상적 사고방식으로 볼 수 없는 '막말정치의 극치'이고 또한 야당에 대한 새누리당의 적대의식을 표출한 것"이라며 "정권에 대한 비판이나 다른 의견을 개진 못하도록 국회의원의 입을 막는 것과 같은 시대착오적 사고의 일단이 반영된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상황은 빠르게 정리됐다. 양당 원내대표 간 합의에 따라, 박 의원은 지역구로 내려가기 위해 공항을 향하다가 다시 국회로 돌아왔다. 또 진 의원을 만나, "동료의원으로서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 사과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진 의원의 의사를 반영, 민주당은 박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 방침을 철회하기로 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사태가 이렇게 수습됐지만 국회가 동료의원 간에 진정 어린 예의를 지키면서 서로 간에 할 말을 다 할 수 있는 아름다운 경쟁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5개월 전에는 "막말정치인, 정치권에서 사라져야 할 귀태" 비판

한편, 박 의원은 지난 7월 이해찬 민주당 상임고문을 겨냥, "막말이야말로 정치권에서 사라져야 할 귀태(鬼胎)이자 막말 정치인이야말로 정치권에서 사라져야 할 귀태정치인"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 상임고문이 당시 세종시에서 열린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당신'이라고 지칭하고 "박정희가 누구이고 누구한테 죽었나", "박씨 집안은 안기부와 그렇게 인연이 질긴가"라고 한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그는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이 상임고문은) 굶주린 나라를 부국으로 키워낸 전직 대통령에게는 '누구에게 죽었나'라며 저주를 쏟아냈고 헌정 사상 가장 많은 국민들이 표를 준 현직 대통령에게는 '당신'이라며 무례를 범했다"며 "국민은 알고 있다 과연 어떤 것이 귀태 정치이고 과연 어떤 정치인이 귀태정치인인지"라고 지적했다.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