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행사에는 14일째 단식중인 오병윤 통합진보당 원내대표와 김미희·김재연 의원, 그리고 이한열 열사의 모친인 배은심 어머님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진보정치 백운종
박진 상임활동가가 첫 질문으로 "대체 왜 내란음모라는 말로 국정원이 사건을 터트렸나"라고 물었다. 박주민 변호사는 "예상외로 국정원 대선개입 관련 공판 과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내용이 나오면 국민들이 점점 더 많이 공감하는 상황에서 국정원이 내란음모 사건을 터트린 것"이라며 "사건 직후인 9월 2일 원-판(원세훈-김용판) 재판에서는 민병주 심리전단장이 원세훈이 시켰다는 것을 인정했는데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의한 파고를 잠재우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내란음모 사건은 '국면전환용'이라는 것이다.
변정필 사무국장은 내란음모 사건 보도 이후 여론의 추이를 설명했다. 변 사무국장은 "이석기 의원이 누군지 신상을 털기 시작했고, 가족관계가 나오고, 개인의 사생활까지 드러났다"면서 "누가 체포동의안에 투표했는지, 왜 안했는지, 왜 못했는지, 언론이 양심을 검증하고 구구절절 변명해야 심각한 상황이 전개됐다"고 말했다. 이어 "<은밀하게 위대하게>라는 영화에서 나온 대사를 따라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신고하는가 하면, 한 대학생이 자본론 강의 강사를 국정원에 신고했다"며 "트위터에선 다른 의견 가진 사람의 신상을 털어서 국정원에 신고했다, 진보인사의 강연이 줄줄이 취소되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박주민 변호사는 "시청광장에 모인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전혀 보도가 안됐는데 내란음모 사건엔 집에 자금이 있다거나 책상 위에 무전기가 있는 자료화면을 내보내며 마치 간첩인 것처럼 보도했다"며 "물량전을 치르듯 보도를 쏟아내면 여론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기회주의 태도 버리고 연대적 저항 동참해야"박진 상임활동가는 "이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들이 받게될 것"이라고 부연하며 매카시즘의 교훈에 대해 물었다. 이호중 교수는 "교훈은 없다"며 단호히 잘라 말했다. 이어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매카시즘에서 많이 배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매카시즘은 1950년 매카시 상원의원이 한 시골의 공화당 대회에서 서류뭉치를 치켜들며 205명의 공산당원 명단이 내 손에 있다고 하면서 시작된 것"이라며 "공산당원 처분을 명분으로 공무원과 교사·예술인에 대한 대대적 사상검증을 벌이고 당시 공산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충성맹세를 하지 않으면 노동운동을 할 수 없는 규정까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상과 표현의 자유의 재앙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대대적 탄압했지만 실질적 증거가 나오지 않으며 국민적 피로감이 반감으로 바뀌면서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미국에서 진보라고 얘기하면 자유주의 계열인 민주당까지 진보주의자라고 부르는데 미국 매카시 열풍이 터졌을 때 난 공산주의자가 아니라고 가장 먼저 말한 사람이 민주당 사람들로 사건이 정리되자 이 사람들이 다시 등장해 표현의 자유를 떠드는 기만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주목해야 할 점으로 꼽았다.
그는 "우리사회에서 진보진영을 자처하는 정치세력이 이 시점에 무엇을 해야 될 것인가"라고 물으며 "'나는 종북이 아니야'라고 하는 게 답은 아닐 거다, 연대적인 저항과 민주주의 지키는 운동에 대한 절실함을 가지면 다행"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래군 상임이사는 "'나는 당신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이 그런 말을 할 권리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우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볼테르는 사실 종교탄압에 맞서 싸웠던 사람"이라며 "우리나라에 왜 한명의 볼테르가 없는지. 말 꽤나 한다는 사람들이 한무리로 찍힐까봐 자기방어를 위해 '진보당을 반대한다, 지지하진 않지만'이란 단서를 달아 말한다"고 말했다. 이어 "막아줘야 할 민주당은 체포동의안에 찬성했다, 자유주의도 안 되는 것"이라며 "자유주의자가 그립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