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요셉 어메이징'의 한 장면
박민희 기자
묵직한 이야기, 화려한 무대로 중무장한 대형 뮤지컬 사이에서 <요셉 어메이징>의 위치는 조금 특별하다. 작품은 기존의 대형 뮤지컬이 성인 뮤지컬 관객층을 겨냥한 것과 달리 전 세대를 품는다. '가족 뮤지컬'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쉬운 전개, 경쾌하고 고급스러운 음악, 담백하고 유쾌한 군무는 시종일관 자유롭고 시원스럽다.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상연 중인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12월 12일까지)의 원제는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드>다. 뮤지컬계 황금콤비라 불리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가 최초로 함께 작업한 작품이다. 두 사람은 이후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통해 한 차례 더 종교적 소재를 다루기도 했다.
성서 이야기를 밝게 표현한 뮤지컬뮤지컬 <요셉 어메이징>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와 태생은 같으나 결은 완전히 다르다. 둘 다 성서의 이야기를 토대로 하지만 이야기를 바라보는 시각과 전체적인 분위기는 판이하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유다의 시각으로 바라본 예수의 희생을 파괴적인 록 음악과 함께 담아냈다면,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은 밝고 따뜻한 줄거리를 사랑스럽고 발랄한 멜로디로 녹여낸 작품이다. 작품은 지난해 정식 라이선스를 통해 초연됐다.
요셉 이야기의 간단한 줄거리는 이렇다. 야곱의 열한 번째 아들 요셉은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다 형제들의 음모에 의해 이집트로 팔려간다. 갖은 고난을 겪던 그는 탁월한 해몽 실력으로 이집트 파라오의 신뢰를 얻는다. 결국에는 총리의 위치까지 올라 모두의 존경을 받게 된다. 형제들은 요셉이 떠난 후 나라에 기근이 들자 근근이 생활하다 도움을 청하기 위해 이집트를 찾는다. 요셉은 형제들의 우애를 시험하고는 그들을 용서한다.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은 쉽다. '이 모든 것이 하늘의 뜻이다'로 귀결되는 종교적 색채를 버리고, 요셉이 들려주는 '꿈과 희망, 사랑과 용서'를 직설적으로 풀어놓는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해설자의 맛깔 나는 노래와 구성진 이야기는 한 편의 구연동화를 듣는 듯 흥겹다. 캐릭터들은 명랑만화 주인공처럼 유쾌하다. 대책 없이 밝은 인물들을 보고 있으면 걱정까지 씻겨 내려가는 듯한 즐거움이 덤으로 찾아온다. 극중 반복되는 "힘내요 요셉, 걱정 말아요~"라는 노랫말은 마치 마법의 주문처럼 입가에 남는다.
자연스러운 관객 참여... 뮤지컬의 또 다른 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