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에 잇딴 손배 판결... "생계도 힘든데"

등록 2013.11.28 16:16

수정 2013.11.28 16:16

▲2013년 8월 8일 현대차 비정규직 최병승·천의봉 두 조합원이 철탑을 내려오기 직전 민주노총, 금속노조, 시민사회단체가 철탑 아래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가 철탑 농성을 해제한 후 구속과 손배 판결 등 고통이 잇따르고 있다박석철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아래 비정규직노조) 두 조합원이 '대법원 판결에 따른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지난 8월 8일 296일간의 철탑농성을 해제한 후, 법원이 잇따라 거액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려 비정규직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울산지법은 11월 28일, 대법 판결 이행을 요구하며 지난 2010년 11월 15일부터 25일간 비정규직노조가 현대차 울산1공장 점거 농성을 벌인 것과 관련해 회사 측이 제기한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전 하청노조 간부와 조합원 등 12명은 최대 5억 원에서 최소 1억 원대까지 각각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울산지법은 지난 10월 11일에도 공장 점거와 관련해 회사 측이 조합원 29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20억 원 배상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현대차는 공장 점거 농성과 관련해 생산 차질 등을 이유로 조합원 428명을 상대로 6차례에 걸쳐 151억5800만 원의 손배소를 제기하는 등 비정규직노조에게 제기된 전체 손배 금액은 18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은 이미 급여계좌를 가압류 당해 생계마저 힘든 상태며 지난 7월 20일 희망버스와 관련해서는 노조의 전 간부 3명이 배후인물로 구속되는 등 고통이 잇따르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급여계좌 가압류 당해 최소한의 생계도 힘든 상태"

울산지법은 판결에서 "비정규직노조의 공장점거 쟁의행위는 적법하지 않고, 정규직으로 간주된 최병승씨의 대법원 판결도 다른 조합원에게 일괄 적용할 수 없다"며 "공장점거는 타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거나 법질서의 기본원칙에 반하는 폭력행사로 사회통념상 용인될 정도를 넘어선 반사회적 행위"라고 밝혔다.

이로써 공장 점거 농성과 296일간의 철탑농성, 전국 시민사회 등의 희망버스 지원에도 비정규직노조가 요구한 대법 판결 이행이 이뤄지지 않은 데 더해 경제적 고통까지 가해져 현대차 비정규직들의 현실은 더욱 힘들게 됐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십년 동안 법을 지키라고 싸웠지만 불법파견 몸통인 정몽구 회장은 단 한 차례 소환도 되지 않은 채 활보 중이고 비정규직은 구속, 손배가압류로 고통받고 있다"며 "10월 11일 20억 손해배상 판결을 시작으로 187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손배소송이 줄줄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비정규직노조는 "이미 조합원들은 급여계좌를 가압류 당해 최소한의 생계도 힘든 상태"라며 "재판 비용 모금에 함께 해 달라"고 사회에 호소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노조는 새롭게 집행부를 구성하고 다시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십년 동안 온갖 탄압에 맞서 싸워왔듯이 현대차가 정권과 사법부를 동원해 탄압하더라도 물러지지 않고 당당하게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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