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회담 제안한 황우여 대표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황 대표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최근 제안한 4인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 "가급적 오늘 중으로 4자회담을 열어 여야가 정국정상화를 위해 조건없이 만나자"고 제안했다.
유성호
새누리당의 예산안 '단독 상정' 여부를 두고 파국 직전에 몰려 있던 여의도가 '잠시 멈춤' 상태로 돌아섰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2일 여야 당대표·원내대표 등 4인으로 구성된 '테이블'을 제안하고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이를 수용하면서다. 양당 대표 측은 현재 구체적인 시점 등을 논의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내년도 예산안을 단독상정하려던 계획을 보류했다.
황우여 "꽉 막힌 정국 풀어야... 오늘 중 4자 회담 열자"
황우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동안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만 꽉 막힌 정국을 어떻게든 풀어야 한다는 일념"이라며 "가급적 오늘 중 4자 회담을 열어 조건 없이 만나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가 제안했던 '4자 협의체'를 "조건 없이"란 전제를 붙여 역제안한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달 25일 황 대표를 만나, 정국정상화 방안으로 ▲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특검 도입 및 국회 국가정보원 개혁 특위 설치 ▲ 새해 예산안과 주요 법안 처리 방향 ▲ 기초단체 정당공천제 폐지 등을 논의하는 4자 협의체를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새누리당은 '특검 꼬리표'가 붙은 4자 협의체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이날 "예산안 (상정) 법정시한이 지나가고 정기국회 끝나가는데도 한 건의 법안도 처리 못하는 시점에서 경색된 정국 등에 대한 타개책을 모색하기 위한 양당 대표, 원내대표 참석하는 연석회담이 필요하다"며 이를 다시 꺼내들었다.
앞서 4자 협의체 제안을 일축하는 데 일조한 최경환 원내대표도 이날 "조건 없이"란 전제가 붙은 황 대표의 역제안을 환영했다. 그는 "민생과 정치현안을 분리하는 민정(民政)분리의 원칙에 입각해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려야 한다"면서 "황 대표가 제안한 4자 회담을 오늘 중이라도 열어서 민생은 민생대로, 정치현안은 현안대로 분리해 (양당 지도부가) 흉금을 터놓고 얘기해야 경색된 정국을 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 원내대표는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단독 처리 등으로 의사일정 보이콧을 진행하고 있는 민주당에 날을 세웠다.
최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오늘까지도 예산안을 예결특위에 상정조차 못하고 정기국회 3개월 간 법안을 처리한 실적이 '0'인 것이 현재 국회의 성적표"라며 "먹고 사는 문제와 아무 관계 없는 정치 굴레에 갇혀 무능한 국회의 모습을 더 이상 보여줄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요구하고 있는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등에 대한 특별검사제 도입 등을 '정쟁'으로 재차 규정한 것이다.
민주당은 "일단 얘기나 들어보자"는 입장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4인 회담은 내가 제안한 것이다, 대선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과 재발 방지책 마련을 위한 특위, 그리고 여야가 예산과 법안 심의에 전념하자, 그것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 지도부 4인 협의체를 가동하자는 것"이라면서 앞서 자신의 제안 내용을 다시 강조했다.
이어 "황우여 대표는 조건 없이 만나자고 얘기했다, (4자 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아직 알 수 없다, 어쨌든 내가 제안한 회담이니 오늘 중으로 만나보기는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민주당은 들러리 야당으로 종사하길 단호히 거부한다, 국회가 (입법부가 아닌) '통'법부로 전락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면서 "민주주의와 민생을 파탄낸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횡포와 겁박에 민주당은 절대로 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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