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컴퍼니
신시컴퍼니
눈을 뗄 수가 없다. 요즘 말로 '클래스'가 다르다. 영혼이 된 남자는 딱딱한 문을 그대로 통과하고, 물건들은 공중을 느리게 날아다닌다. 조금 전까지도 회전 무대를 자유롭게 걷던 이들은 공중으로 상승해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져 버린다. 무슨 마법이라도 부린 것일까.
뮤지컬 '고스트'는 최첨단 기술력이 동원된 무대로 160분간 관객을 '사랑의 판타지' 속으로 끌어들인다. 삶과 죽음의 경계는 조명과 LED 영상, 마술을 이용한 특수효과 등으로 섬세하게 구축된다. 놀라운 것은 그 속에서도 '아날로그적 감성'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작의 감성과 기술력이 더해진 무대는 과연 '매직컬(Magical)'이라 불릴 만했다.
평면에서 입체를 세우다죽어 영혼이 된 남자 '샘'. 그는 성공한 은행가로 연인 '몰리'와 함께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샘'은 길 한복판에서 괴한에게 죽임을 당한다. 영혼이 된 그는 우연인 줄 알았던 죽음이 계획된 살인이었음을 알게 되고, 그의 연인 '몰리'가 위험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샘'은 영매 '오다메'의 몸을 빌려 그녀를 구하려 한다.
이야기는 고전이 된 흔한 '러브스토리'다. 뮤지컬은 20년을 훌쩍 넘긴 영화 '사랑과 영혼'의 해묵은 감동을 최첨단 기법을 통해 현재의 감동으로 치환한다. 찰나에 진행되는 무대 체인징은 느슨할 틈을 주지 않고, 빈틈도 없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극의 리듬은 윤택하다. 고저장단(高低長短)이 맞아떨어지는 스토리는 작품을 한층 더 리드미컬하게 만들었다.
원작과 뮤지컬의 관계도는 영악하다. 원작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던 콘텐츠다. 익숙한 이야기는 그만큼 대중의 거부감도 적다. 뮤지컬은 이러한 원작의 장점을 십분 살려내는 한편, 화려한 볼거리를 더해 관객의 만족감을 정점으로 끌어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