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엔지니어인 고 최종범씨의 딸 별이가 돌이 됐습니다.
최종범열사대책위
별이의 아빠는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이 만들어놓은 위장도급과 건당수수료라는 굴레 때문에 죽을 만큼 힘들게 일해도 내일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노조를 만들고 삶의 희망을 찾기 위해 발버둥쳤지만, 삼성의 보복은 그와 사랑하는 동료들을 견딜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던" 그는 동료들이 더 이상 삼성의 앵벌이가 아니라 인간의 삶을 살아가길 원했고, 그의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지금과는 다른 세상이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40일이 지나도록 삼성은 사과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퍼부은 바지사장의 편지를 언론사에 돌려 별이 아빠의 죽음을 모독하고 진실을 왜곡했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없었다면 삼성은 지난해에만 29조 원의 순이익을 올리고, 올해에는 32조 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일 수 없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없었다면 이건희 회장이 올해 주식배당금만으로 699억7000여만 원을 챙겨갈 수 없으며, 그의 부인과 아들을 포함해 이건희 부자가 1000억 원에 육박하게 배당금을 가져갈 수 없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없었다면 이건희는 12조400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재산으로 세계 100대 억만장자 중 97위를 차지할 수 없습니다. 삼성을 최고의 서비스 기업으로 만들어놓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초일류기업 삼성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서비스는 하청업체 바지사장에게 책임을 떠넘깁니다. 세 차례에 걸친 요구에서 교섭과 대화에 나오지 않겠다고 합니다. 하청업체를 조사하겠다고 합니다. 위장도급과 불법파견의 분명한 증거들이 있고, 삼성이 노동자들에게 '당사의 우수 엔지니어로 인증한다'는 인증서가 즐비한데도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고 우깁니다.
삼성은 삼성전자서비스 옷을 입고 삼성제품을 수리하는 노동자들을 동네 전파사 직원인 것처럼 말합니다. 별이 아빠와 동료들은 밤 12시까지 일한 적도 있습니다. 동네 전파사에서 삼성이나 엘지 제품을 새벽부터 자정까지, 주말도 명절도 없이 고쳤다면 그 전파사는 많은 돈을 벌었을 것입니다.
삼성은 가장 악질적인 임금체계인 건당 수수료라는 제도로, 성수기에 몸이 부서지게 일해 비수기 진 빚을 갚아야하는, 봉건시대보다 더 한 노예의 삶을 만들어놓았습니다. 그런데 삼성은 하청업체 바지사장에게 책임을 떠넘깁니다.
삼성전자서비스의 위장도급과 건당수수료라는 암 덩어리를 도려내지 않고서는 또 다른 별이 아빠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자들은 ▲원청 사용자 삼성 직접교섭 ▲명예회복 및 책임자 처벌과 공개사과 ▲표적감사 노조원 차별 등 노조탄압 중지 및 노조활동 보장 ▲도급제 방식의 건당 수수료 폐지 및 생활임금 보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위장도급과 건당수수료라는 암덩어리를 제거해야12월 13일 돌잔치는 장소도 넓지 않고 음식도 충분하지 않아 많은 분을 모실 수는 없습니다. 멀리 있어서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별이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신다면 앞으로 별이와 별이 엄마가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별'이 빛나는 돌잔치가 끝나면 별이와 별이 엄마는 또 다시 이별을 해야 합니다. 별이 엄마와 노동자들은 삼성 본관 앞으로 가서 별이 아빠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혹한의 추위를 견뎌야 합니다. 별이 엄마의 눈물 어린 호소에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의 연대와 응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삼성이 별이 아빠의 주검 앞에 사과할 때까지 제가 이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힘을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다시는 삼성에서 별이 같은 사랑스런 아기가 아빠를 잃는 일이 없도록 해 주십시오. 그래서 제가 우리 별이를 다시 품에 안을 때 아빠의 유언을 지킨 강건한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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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대신 우리가 지켜줄게"... 어느 짠한 돌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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