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학사 교과서 190쪽에 실린 '을미사변' 자료.
교학사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심상치 않은 폭력 용어들이 추가로 실린 사실이 드러나 '학생이 배우는 교과서용으로는 부적절한 표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제가 된 것은 교학사가 최종본을 만들면서 자체 수정 형식으로 바꾼 <을미사변> 이야기 자료(190쪽). 이 출판사는 '명성황후 시해가담 일본인'의 글을 실은 사실이 드러나 궁지에 몰리자, 이번엔 한국인인 '정교'가 쓴 <대한계년사>의 내용으로 교체했다.
그러면서 교학사는 다음과 같은 표현을 여과 없이 실어 적절성 논란을 빚고 있다.
"왕후를 찾아내고는, 칼날로 찍어 내려 그 자리에서 시해했다. …왕후의 시신에 석유를 끼얹고, 그 위에 땔나무를 쌓고서 불을 질러 태워 버리니, 다만 몇 조각 해골만이 남았다."이 같은 글을 실은 이유에 대해 이명희 공주대 교수의 답변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다만 교학사 교과서는 해당 부분의 '도움 글'에서 "사료를 통해 우리는 일본의 야만성과 폭력성을 알 수 있다"고 적어 놓았다.
이에 대해 김육훈 역사교육연구소 소장은 "아무리 일제의 야만성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라 하더라도 교과서에서 살해 장면을 이렇게 상세하게 묘사한 글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교과서의 독자인 학생의 감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기술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교학사 교과서가 203쪽 '사료 탐구'에 을사늑약 체결에 항의해 자결한 민영환의 유서를 실은 뒤에 던진 질문 또한 뒷말을 남기고 있다. 이 교과서는 '생각해 보기'에서 "민영환이 자결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무엇이었을까?" 하고 물었다.
이 질문에 대해 교육계 안팎에서는 '학생들의 자살률이 높은 상황에서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역사교사는 "내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지는 못하겠다"고 말했다.
최종판에서도 여전히 그대로 실린 '학도병 이우근'(313쪽) 이야기 자료에 대해서도 "소년의 죽음을 전쟁영웅으로 미화한 것은 후쇼샤 교과서의 '특공대원 오가타 죠'를 빼닮았다"는 소리도 나온 바 있다. 지난 10월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정진후 의원(정의당)이 내놓은 보도자료 등에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5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공유하기
"왕후를 칼날로 찍어내려"... 무서운 교학사 교과서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