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의회(의장 박기주, 민주당, 옥련1·2,송도동)가 지난 12일 '새마을 지원 조례' 통과 과정에서 본회의장 입구에서 이에 항의하던 시민단체 간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키로 했다("구의원이 새마을조례 반대하던 활동가 폭행").
지난 12일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이하 인천연대) 회원들은 연수구의회 2층 본회의장 입구에서 조례 제정을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당시 이광호 인천연대 사무처장은 이창환(새누리당·자치도시위원장, 연수2·3동) 의원이 밀쳐 뒤로 넘어지는 바람에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며 병원에 입원했다.
이에 이창환 의원은 피켓에 가려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했으며, 인천연대는 이창환 의원에게 공개사과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인천연대 지난 16일 저녁 새누리당 이창환 구의원을 상해혐의로 연수경찰서에 고소했다.
연수구의회 "구호 외쳐 의사 진행 방해"
이에 맞서 연수구의회도 인천연대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키로 했다. 진의범(민주, 연수1·청학동)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연수구의회 기획주민위원회는 16일 오전 상임위원회를 열어 의회사무과에서 추가경정예산 318만 원을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진의범 의원은 "추경예산을 왜 잡냐고 했더니 '혹시 있을 수 있는 고소고발에 대한 변호사 선임비 마련'이라고 했다. 내년에 편성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급하게 편성해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16일 연수구의회는 기획주민위원회 회의 이후, 9명 의원은 오후에 의원총회를 열어 인천연대를 고발하는 것에 논의했다.
진의범 의원은 "시민사회도 주민이자 시민인데 고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적극적으로 반대했고, 또 다른 의원 2명이 "(고발을)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했으나, 나머지 의원 6명이 고발하는 것으로 의견을 내 고발키로 결정했다.
연수구의회 의정팀은 "2013년 4회 추경예산에 (변호사 선임비를) 반영했다. 당초 4회 추경 때 변호사 수임료가 없을 것 같아서 삭감하려 했으나 다시 부활 된 것"이라며 "본회의를 앞두고 인천연대가 의원 진입을 막아 의사 진행이 20여 분이 지연됐고, 구호를 외쳐 의사 진행을 방해했다. 이는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으로 다음 주 중 이광호 처장을 비롯한 5명을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연대 "사과는커녕 비판에 대해 고발로 대응"
이에 대해 이광호 인천연대 사무처장은 "시민사회에 폭력을 행사해 놓고 사과는커녕 비판에 대해 고발로 대응하는 것은 적반하장이자, 건전한 비판조차 주민세금으로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라며 "해당 조례는 의회 전문위원조차 형평성에 어긋나고 중복지원 조례라고 우려를 표했다. 의회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곳이다. 의회는 이창환 의원을 두둔할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수구의회는 지난 12일 본회의를 열어 새마을지원조례를 통과시켰다. 진의범 의원이 조례안 상정에 앞서 찬반토론을 할 것을 제안했지만 부결됐고, 이후 박기주 의장은 새마을 지원 조례안을 다른 안건과 함께 일괄 상정했다. 안건들은 투표 없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현재 인천시 10개 군·구 기초단체 중 새마을회 등 관변단체를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한 곳은 연수구가 유일하다.
남동구의 경우 조례를 추진하다 사회적 지탄에 밀려 중단된 상태고, 남구는 지난 사회단체보조금으로 지원이 가능해지자 지난 2011년 지원조례안을 폐지했다.
연수구의회가 새마을지원 조례를 제정 한 일이나, 제정 당시 발생한 폭행혐의는 인천지역 제 시민사회로 확산 되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인천연대를 포함해 민주노총인천본부, 공무원노조인천본부,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인천여성회,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등 38개 노동단체와 시민단체로 구성 된 인천지역 상설 연대기구인 인천지역연대는 연수구의회가 인천연대를 고발키로 하자 '시민사회에 대한 모욕'이라고 규정했다.
인천지역연대는 "시민사회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의 목적달성을 위해 밀어붙이기도 마다하지 않는 의회가 과연 제대로 된 의정을 펼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폭력을 행사하고도 사과는커녕 공무집행방해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즉각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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