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에게 전하지 못한 글, 1년만에 공개합니다

[편지] 상식적인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꿈, 끝난 게 아닙니다

등록 2013.12.19 20:09수정 2013.12.1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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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지난 2012년 12월 20일 밤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패배를 인정하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당사를 떠나며 당직자들과 포옹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지난 2012년 12월 20일 밤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패배를 인정하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당사를 떠나며 당직자들과 포옹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꼭 1년 전인 2012년 12월 19일 오후 2시께였습니다. <오마이뉴스> 편집부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제18대 대통령 선거 투표 당일, 새벽 일찍 아내와 함께 투표를 마친 후 당시 유행하던 투표 인증샷까지 무사히 찍은 뒤였습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개표 시각에 긴장감도 그에 걸맞게 상승해 가던 그때, <오마이뉴스> 편집부에서 무슨 용건일까 의아해 하며 전화를 받았습니다.


"여보세요. 고상만 기자님이시죠?"

받아보니 익숙한 편집부 기자였습니다. "어쩐 일이냐"며 용건을 묻자 대뜸 들려오는 말이 묘했습니다.

"오늘 투표는 하셨죠? 그래서요. 오늘 저녁 6시에 방송사에서 출구 조사결과 발표하잖아요. 급하게 부탁드려서 죄송한데요.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는 상황을 가상해서 기사 하나만 써주세요.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국민이 바라는 점에 대해서요. 가능할까요?"

눈물로 써내려간 문재인 당선 축하글

'아, 이겼구나.' 순간적으로 제 머리에 떠오른 단상이었습니다. 언론사인 <오마이뉴스>가 이런 주제로 저에게 기사 청탁을 하니 분명 문재인 후보가 이긴다는 어떤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구나 싶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떨리는 마음으로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문재인 후보가 이긴 겁니까?"

그러자 그 기자는 웃으며 "아니, 그건 아니고요, 문재인 후보가 이기는 상황을 가정해서 미리 기사를 준비하려는 것인데요"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기사 써서 오후 8시까지 보내드리겠습니다."

이후 두어 시간에 걸쳐 저는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가정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참으로 많은 소회와 기대가 교차했습니다. 지난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벌어진 여러 반민주적 행태와 문제점을 지적할 때는 분노감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재인 당선자가 해야 할 역할을 주문할 때는 때로는 격정적으로, 때로는 비장함마저 들기도 했습니다. 아직 결과는 나오지도 않았는데 혼자 감정에 도취했습니다. 솔직히 글을 쓰다 울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도취해 쓰던 글의 마침표를 찍고 난 후 시계를 보니 어느새 방송사 출구 조사 발표 시각인 오후 6시였습니다. 개표 방송을 함께 보기로 했던 지인들과의 약속장소로 서둘러 도착하니 출구조사 결과 발표가 5분 남았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방금 전 있었던 <오마이뉴스> 기사 청탁 사실을 전하며 분명 문재인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럼 진짠가보네"라며 웃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방송사 출구 카운트 다운. 5. 4. 3. 2. 1….

세상에 발표되지 못한 그 글, 오늘 공개합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이후의 상황은 더 말할 내용이 없겠죠. 모두가 다 아는 그 사실이니. 그리고 또 하나. <오마이뉴스> 편집부로부터 청탁 받았던 그때 그 글은 지금까지 발표되지 못했습니다. 처음입니다. 글을 청탁한 뒤 "왜 글을 보내지 않냐"는 항의는 고사하고 재촉조차 없는 경우 말입니다. 문재인의 낙선으로 그 글은 아무런 소용없는 글이 돼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누구처럼 저 역시 한동안 '멘붕'에 빠져 살았습니다. 그러면서 마치 '죽은 자식 뭐 만진다'는 속담처럼 부팅할 때마다 제 컴퓨터 바탕화면에 제목으로만 남아 있는 그 글을 보며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돋아나곤 했습니다. 그래서 더러 술자리에서 그때 그날의 에피소드를 푸념 삼아 전하면 많은 이들은 씁쓸한 미소와 함께 "도대체 그때 어떤 내용으로 글을 썼냐"며 궁금해 하곤 했습니다.

이제 그때로부터 1년이 지나갑니다. 그리고 저는 그 당시 발표되지 못한 채 사장돼 버린 그 글을 1년 만에 공개하고 싶습니다.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기쁘게 전달되지 못한, 그러면서 문재인 후보로 상징됐던 이 나라 민주 개혁세력에게 다시 이런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기대와 희망을 담아 공개하고 싶습니다. 이미 '소용 없어진 기대가 아니라' 또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희망의 마음으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48% 국민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아래는 그때 그 글입니다.

[그때 그 글] 문재인 당선자, 이제 '말의 빚'을 갚아주세요
2012년 투표 대첩, 민주주의가 쿠데타 후예를 물리쳤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지난해 12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광화문 대첩' 유세 당시 모습.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지난해 12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광화문 대첩' 유세 당시 모습.남소연

정확히 꼭 5년 만의 일이었다. 2007년 12월 19일, 무려 530만 표 차로 한나라당 이명박 현 대통령이 압승한 후 다시 5년 만에 치러진 대한민국 18대 대통령 선거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5년 전 그 선거와 다른 것이 있다면 이명박 당시 후보의 당선은 대부분 예상했던 '당연한 승리'였다면 이번 문재인 후보의 당선은 쉽게 예상하기 힘든 질곡의 과정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문재인 후보의 승리는 많은 이들에게 더 큰 감동과 여운으로 남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대선 승부는 끝났다. 민주당과 문재인 당선자가 즐길 수 있는 승리의 환호는 짧아야 한다. 그러기에는 너무나 많은 난제가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너무나 절박한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가 지금 승리의 찬가를 부를 수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피눈물과 헌신적 희생이 뒷받침되었는지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이른바 '야권 단일후보'로 문재인 당선자가 선거에 임할 수 있게된 과정만 살펴봐도 그렇다. 만약 안철수 전 후보를 비롯한 야권 후보들이 조건없이 후보직을 내놓지 않았다면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정치인뿐만이 아니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단 한 번 일면식도 없는 수많은 국민들이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뛰었다. 전화로, 문자로 그리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 상에서 이들은 문재인의 당선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제 각각의 모든 헌신을 아끼지 않았다.

만약 이러한 무명의 지지자들이 빚어낸 열정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이른바 '십알단'이니 '국정원 댓글 알바' 논란 등이 무성했던 이번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는 감격적인 승리는 장담하기 어려웠다고 나는 믿는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마치 자신이 후보로 출마한 것처럼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위해 노력한 것일까.

문재인 정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이번 선거를 언론은 '보수와 진보의 맞대결'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언론인 백승종씨는 다르게 평했다. 그는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이라고 했다. 나는 백승종씨의 평가에 깊은 공감을 한다. 나 역시 문재인 당선자가 앞으로 가야 할 행보가 바로 이 안에 담겨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우리는 너무나 비상식적인 대한민국을 봐야 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철거민을 강제진압하다 어처구니없는 참상을 일으키고도 반성하지 않는 권력과 공권력을 봐야 했다. 2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도 힘든 세금으로 멀쩡한 강물을 막아 '물은 많으나 가뭄에 시달리는가' 하면 막힌 물 흐름으로 인해 식수원이 녹조로 가득 찬 이른바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회자되는 기가 막힌 시대를 만나야 했다. 이러고도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비상식적인 정권 역시 참으로 지겨웠다.

그뿐인가. 실용 정부를 지향하겠다며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남북 관계에 있어 뭐 하나 생기는 것도 없는 무조건적인 대립과 갈등으로만 끌고 가 역대 최악의 안보 관련 사건이 줄을 잇게 만들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연평도 사건 등 안보 관련 사건이 벌어지고 난 다음이었다. 가장 좋은 정책은 불행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끝내 사건이 발생한다면 신속하게 그 대책을 마련하여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안보와 향후 대처 능력에서 거의 낙제점 수준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의 서해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서 2010년 11월 23일 저녁 대응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을 방문해 현황보고를 받고 있는 모습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의 서해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서 2010년 11월 23일 저녁 대응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을 방문해 현황보고를 받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사전 대처에는 무능했고 사후 대처는 더욱 한심했다. 국민들 속에 회자되었던 '청와대 벙커 논란'이 그 때문이었다. 연평도 포격이나 최근의 북한 미사일 발사 사건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일단 청와대 벙커 안으로 들어가 대책 회의를 한다는 요란을 떨었다. 그리고는 공군 점퍼를 입고 나와 별다른 대책도 없이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해 강력 비판만 했다. 대통령은 그래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방안도 없이 국방부 대변인같은 소리만 늘어 놓았다. 안보 무능 정권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국정원과 경찰 그리고 검찰과 법원에 대한 개혁 역시 문재인 정부가 방치할 수 없는 사안이다. 특히 금번 대선 과정에서 보여준 국정원과 경찰을 둘러싼 중대 의혹은 반드시 그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이들 기관이 보여준 이해하기 어려운 부정선거 의혹은 국민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방치할 수 없는 개혁 대상임을 확인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하에서 이뤄진 이들 기관에 대한 일련의 개혁 조치가 불과 5년 만에 '구태의 자리로 돌아갔다는 점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지난 10년간의 김대중·노무현 정부 하에서 노력해왔던 개혁 처방이 실패했음을 의미한다고 본다.

이렇게 따지고 본다면 사회 전 분야에서 개혁되고 바로잡아야 할 것들은 일일이 다 열거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언론의 자유 역시 지난 5년간 끊임없이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문제였고,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복지 문제 역시 이제는 논쟁을 뛰어 넘어 현실적으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그 구체적 실천으로 자리를 옮겨야 할 것이다. 또한 제주 강정마을과 쌍용자동차 해고자 문제를 위시한 비정규직 문제 해결 역시 반드시 문재인 정부가 선결해야 할 오래된 과제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치유하느냐가 바로 '선택받지 못한' 박근혜 후보와 당선된 문재인 후보의 차이라고 나는 본다.

억울한 사람이 없는 대한민국을 꿈꾼다

당선의 기쁨은 최대한 짧을수록 좋다. 대통령은 개인의 영광이 아니며 지난 22일간 국민들에게 절박하게 호소했던 그 모든 '말의 빚'을 실천으로 갚아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는 말했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나는 주옥 같이 아름다운 이 말에 감동했다. 이런 아름다운 말을 선거 구호로 쓰는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를 만났다는 것이 참으로 행복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바랐고,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유권자에게 지지할 것을 호소했다. 그리고 고맙게도 문재인 후보는 이제 후보가 아니라 당선자가 됐다. 그리고 이제 나는 문재인을 당선 시키기 위해 헌신한 대한민국의 모든 유권자들과 함께 문재인 후보에게 요구한다. 스스로 약속한 '말의 빚'을 갚아 달라.

따라서 2013년 2월 25일, 새로운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취임한 문재인 후보의 5년 임기 동안 끊임없이 문재인 후보가 약속했던 국민들을 상대로 한 '말의 빚'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해 나는 감시할 것이다. 결국 문재인 후보에게 우리 국민이 바라는 점은 하나일 것이다. 지지자를 실망 시키지 마라. 2012년 12월, 역대 사상 최악의 한파가 닥쳤다는 12월 19일 대선에서 길게 줄을 서서 투표한 그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면 안 된다. 투표를 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우리는 말했다. 또한 투표가 권력을 이기며, 투표가 민주주의와 인권을 회복시킨다고 말했다.

'말의 빚'은 문재인 당선자만 진 것이 아니다.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 달라"며 수많은 이들이 자신의 인격을 담보로 가족과 지인들에게 호소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처럼 문재인의 당선을 위해 헌신적으로 뛰어온 이들에게 문재인 당선자가 줄 수 있는 선물은 하나다. 퇴임하는 그날, 국민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대통령이 되는 길이다. 이 당연하고도 상식적인 요구에 화답해 줄 수 있는 대통령을 우리는 갖고 싶다.

자신이 약속한 말의 빚을 갚고자 노력하는 대통령. 국민이 살아가는 힘겨움을 안쓰럽게 여기며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마음으로 진심을 다하는 대통령을 우리는 원한다. 그리하여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단 한사람도 억울한 사람이 없는 대한민국이 되면 좋겠다. 혼자 힘으로 어쩌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한쪽 어깨를 내주는 대통령. 주저앉아 울부짖는 누군가의 눈물에 함께 울어줄 수 있는 대통령. 이제 우리에게 그런 대통령이 다시 한 명 더 나타나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기를 간절하게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당선자가 마음속에 꼭 담아두기를 바라는 누군가의 뼈 있는 말을 남긴다.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위해 아무런 조건없이 사비를 털어 헌신적으로 뛰었던 그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말이다.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러나 그 당선의 기쁨이 오직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 개인의 영광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당신을 위해 희생한 모든 이들과 또한 당신의 당선이 대한민국의 진짜 행복한 미래를 위한 모두의 승리가 돼야 합니다. 문재인 후보가 그런 사람이라고 믿기에 저는 당신의 당선을 위해 오늘도 뜁니다."

앞으로 5년이 지난 2018년 2월 24일. 5년간의 대통령직을 마치고 퇴임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말의 빚'을 다 갚고 자신의 고향 거제로 돌아가는 날, 환송하는 무리속에 섞여 힘찬 박수를 치는 나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그 아름다운 날이 오느냐, 아니면 대통령의 악수를 국민이 거부하는 또 다른 퇴임자의 길을 걸을 것이냐' 하는 것은 이제 문재인 당선자의 몫이다.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날, 성공한 대통령 '문재인'의 앞날을 기대한다.

끝이 시작이다

국정원 '새'는 누굴 위해 울었나? 대선 1년을 하루 앞둔 18일 오전 '민주주의 회복'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등을 주장하는 참여연대, 경실련, 환경운동연합, YMCA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서울광장에서 종로 보신각앞까지 '민주회복 시민행진'을 벌였다.
국정원 '새'는 누굴 위해 울었나?대선 1년을 하루 앞둔 18일 오전 '민주주의 회복'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등을 주장하는 참여연대, 경실련, 환경운동연합, YMCA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서울광장에서 종로 보신각앞까지 '민주회복 시민행진'을 벌였다.권우성

글은 이렇게 마무리됐습니다. 지금 와서 다시 보니 아프고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다시 시작입니다. 길의 끝에서 다시 새로운 희망을 꿈꾸고 이야기하려 합니다. 못 다 부른 노래로 좌절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호흡을 가다듬어 더 멋진 화음을 준비해야 합니다.

'말의 빚'은 당선자일 때만 갚는 것이 아닙니다. 비록 선거에서 패해 권한을 갖지는 못했지만 당시 우리가 꿈꿨던 민주주의의 희망, 상식적인 대한민국의 꿈마저 패배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의원이 갚아야 할 빚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저는 그 빚을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48% 국민이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열심히 일해 주실 것을 청합니다.

이제 그때로부터 대선 패배 1년이 지나갑니다. 하지만 우리가 포기하지 않은 한, 우리는 결코 패배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가야 할 상식의 대한민국은 선택이 아니라 숙명이기 때문입니다. 진짜 민주주의는 어떤 난관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다시 시작을 선언합니다.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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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운동가, 재야인사 장준하 선생 의문사 및 친일 반민족행위자의 재산을 조사하는 조사관 역임, 98년 판문점 김훈 중위 의문사 등 군 사망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서- 중정이 기록한 장준하(오마이북), 장준하, 묻지 못한 진실(돌베개), 다시 사람이다(책담) 외 다수. 오마이뉴스 '올해의 뉴스게릴라' 등 다수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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