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동짓죽완성된 동짓죽으로 식으면 좀더 걸죽해진다. 찹쌀만 해 조금 늘어진 새알이다. 하지만 좀 굳으면 동그래진다.
염정금
다 된 동지죽을 두 그릇 떠서 별세하신 시부모님 사진 앞에 동김치와 함께 차려 드린 뒤 1시 56분이 되어 팥물만 떠 하수구, 대문, 화장실, 베란다 등 구석진 곳을 다니며 조금씩 뿌리는 흉내를 낸다. 정말 액운이 물러간다는 믿음보다 오랜 동안 우리의 어머니 어머니가 그래 왔듯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을 답습하는 의미로 하는 행위지만 웬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 든다.
이처럼 팥이 들어가는 동짓죽은 악귀를 물리치고 밝아오는 새해를 맞이하는 풍습도 있지만 팥이 지닌 여러 가지 효능으로 보아 건강식품임에는 틀림없다. 팥은 피부가 붉게 붓고 열이 나고 쑤시고 아픈 단독에 특효가 있으며, 젖을 잘 나오게 하고 설사, 해열, 유종, 각기, 종기, 임질, 산전산후통, 수종, 진통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은 동지죽을 직접 쑤지 않고 죽집에 가면 언제든 사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편한 세상이지만 이번 동지엔 손수 동짓죽을 쑤어 지난 액운의 기운도 씻고 2014년의 새 기운까지 한껏 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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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두 자녀를 둔 주부로 지방 신문 객원기자로 활동하다 남편 퇴임 후 땅끝 해남으로 귀촌해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로 교육, 의료, 맛집 탐방' 여행기사를 쓰고 있었는데월간 '시' 로 등단이후 첫 시집 '밥은 묵었냐 몸은 괜찮냐'를 내고 대밭 바람 소리와 그 속에 둥지를 둔 새 소리를 들으며 텃밭을 일구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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