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진 캄보디아... 깊어지는 훈센 총리의 고민

최저임금 월 80달러 받는 노동자들, 2014년 두 배 인상 요구

등록 2013.12.28 16:12수정 2013.12.2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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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7일, 캄보디아 프놈펜 시내 한 봉제공장 문 앞에서 노동자들이 시위 참가를 위해 대기중이다.
지난 27일, 캄보디아 프놈펜 시내 한 봉제공장 문 앞에서 노동자들이 시위 참가를 위해 대기중이다. 박정연

지난 7월 28일 치러진 총선 재선거를 요구하는 야당의 시위에 수출주력산업인 섬유봉제공장 노동자들이 합류하면서 캄보디아 정국이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현지 언론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시각) 수 천 여명의 노동자들이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노동부 청사 주변 도로를 점거하려 하자 무장경찰이 강제 해산에 나섰고 노동자들은 투석전으로 맞섰다. 이 과정에 노동자 7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내년도 최저임금 협상안과 관련한 1차 노사정회의에서 현 정부측은 금년보다 15달러 이상 오른 월 95달러를 제안하는 한편,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매년 15달러를 인상하는 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섬유봉제, 신발제조회사 직원들이 주축이 된 60여 만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은 '이미 대부분의 집주인들이 5달러 가량 집세를 올린 상태'며 '물가가 너무 올라 최소생계마저 유지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내년부터 즉각 월 160달러로 올려달라는 요구해왔다.

결국, 이러한 노동자들의 요구가 정부측에 관철되지 않자, 노동계는 전국적인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강경노선을 취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최근 훈센 총리 퇴진을 요구하며 보름여 전부터 무기한 장기투쟁에 돌입한 야당 주도의 시위에 적극 가담하는 양상이다.

 27일 집회 참가자들이 현 통합야당(CNRP)의 두 지도자인 삼 랭시와 켐 소카의 사진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
27일 집회 참가자들이 현 통합야당(CNRP)의 두 지도자인 삼 랭시와 켐 소카의 사진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 박정연

4년여 만에 국내정치에 복귀한 삼 랭시가 이끄는 통합 야당(CNRP)은 이들 노동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훈센 정부에 대한 압박 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야당은 오는 29일에는 100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항의시위를 열 예정이며 내년 초부터는 프놈펜으로 진입하는 모든 국도를 점거할 계획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수리야 수베티 유엔대표부 캄보디아 특별인권감시관은 현 시국에 대해 "폭력은 최대한 자제하고 여야는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지난 총선 직후 여야 중재협상에 나선 적이 있는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은 현재 왕궁안에 칩거중인 상태다. 앞서 자신이 낸 중재가 실패한 이후로는 현 정국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2박3일 일정으로 베트남 순방길을 떠난 훈센 총리는 28일 돌아올 예정이나, 복잡하게 꼬여버린 현 시국과 관련하여 과연 어떤 해법을 내놓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캄보디아 프놈펜 자유공원에서 보름째 열리고 있는 무기한 시위집회(27일)에 참석한 야당 지지자들의 모습.
캄보디아 프놈펜 자유공원에서 보름째 열리고 있는 무기한 시위집회(27일)에 참석한 야당 지지자들의 모습. 박정연

그동안 통합야당(CNRP)는 지난 7·28 총선 당시 120만명의 유권자 명단이 선거인 명부에서 사라지는 대규모 부정선거가 자행됐다며 전국단위 시위를 벌이며 총선 재선거 실시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현 정부는 이를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고, 야당은 훈센 총리 퇴진 운동으로까지 확산시켰다. 이에 따라 내년 초부터는 더욱 혼란스러운 양상으로 정국이 흘러 갈 것으로 전망된다.

28년 아시아 최장기집권 독재자 훈센 총리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는 시점이다.

 한 시위 참가자가 지난 27일 오후 훈센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서 있다.
한 시위 참가자가 지난 27일 오후 훈센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서 있다. 박정연

#캄보디아 #박정연 #CAMBODIA #PHNOM PENH #SAM RAIN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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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캄보디아 뉴스 편집인 겸 재외동포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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