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만 명으로 추정되는 시가행진 참석자들이 전통악기를 연주하며 시위대의 흥을 돋우고 있다.
박정연
현지 영자신문 프놈펜 포스트 28일자 보도에 따르면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폭력사태 및 기물파괴 우려 때문에 캄보디아섬유봉제협회(GMAC)가 30일(월)까지 하루 더 공장가동을 중단해 달라고 회원사들에 대해 권고했다. 그러나 한국계 기업을 포함한 대부분의 섬유봉제회사들은 노조소속 간부들과 외부 노동자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오늘부터 다시 정상조업에 들어간 상태이며, 다행히, 노조원들과 사이에 큰 물리적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금주부터 내년초 사이 다시 재개될 예정인 최저임금에 대한 양측간 조정협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다시 전국적인 파업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한국계 봉제회사 박 아무개 대표는 "사태가 진정되지 않아 해외 바이어 등 거래선이 요청한 납기내 물량를 맞추지 못하게 된다면, 페널티와 추가물류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이고, 신용도 마저 떨어지는 등 앞으로 일어날 유무형의 손실까지 합치면 경제적 손실이 엄청 클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참고로, 캄보디아의 섬유봉제산업은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만 50억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인 주력 수출업종으로 약 500여 개의 공장에 총 종업원 수만 약 60만명에 달하며 현재 캄보디아 수출품목 1위 산업으로 저임금을 바탕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대표적인 노동집약산업이다.
또한, 캄보디아는 여전히 1인당 국민소득이 고작 1천불에 지나지 않는 최빈국중에 하나이지만, '킬링필드'로 불리는 내전 종식 후 2천년대 들어 중국 등 주변국들의 경제적 지원에 힘입어 가장 빠른 경제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 중에 한 나라다.
하지만,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금년 말에 발표한 세계국가별 부정부패지수에서 조사국 177개국중 160위를 기록하는 등 공무원들의 부정부패로 인한 사회적 병폐와 국민들의 불만 역시 이미 한계상황에 다다랐으며, 30년 가까이 이어온 훈센총리의 장기독재 집권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 역시 누적되어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