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내려오는 김기춘 비서실장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긴급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전혀 개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뒤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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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5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직접 나서 진행한 브리핑의 분량이다. 시간으로 치면 1분도 안된다. 게다가 김 실장은 이후 '백그라운드 브리핑'(배경설명)도 하지 않고 긴급하게 잡힌 '브리핑' 일정을 마무리했다. 브리핑이 끝난 뒤 따라나온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도 손사래를 치며 입을 열지 않았다.
김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는 전혀 개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최근 일부 언론들이 청와대 비서실와 고위공직자뿐만 아니라 장관으로까지 인적 쇄신이 확대될 것이라고 보도하자 비서실장이 직접 해명에 나선 모양새다.
김 실장은 "지금은 경제회복의 불씨를 살려서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도모해야 하고 엄중한 안보환경 속에서 국가 안보를 공공히 지켜나가야 하는 중대한 시기다"라며 "따라서 내각은 추호도 흔들림이 없이 힘을 모아 국정을 수행해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동아일보> 등 일부 언론들이 계속 개각설을 보도해 청와대와 부처가 어수선하고 들썩였다"라며 "내일도 개각과 관련된 보도가 나갈 것으로 예상돼 대통령의 지시로 비서실장이 브리핑에 나선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이날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17개 부처 장관 평가 결과'가 박근혜 대통령을 다급하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부장·차장급 기자 30명과 외부 전문가 10명을 평가단으로 꾸려 17개 부처 장관을 평가했는데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못한 장관'으로 뽑혔다.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이끌어갈 인사로 발탁한 장관들이 최악의 평가를 받으며 '물갈이 대상'에 오른 것이다. 이러한 '장관 물갈이설'로 공직사회가 술렁거릴 조짐을 보이자 이를 다잡기 위해 개각을 부인하는 긴급 브리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미 청와대는 "개각을 검토한 바 없다"라고 부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언론 보도내용를 꼼꼼하게 챙겨본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의 또다른 관계자도 "실제로 대통령이 언론보도를 꼼꼼하게 챙겨본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1분도 안되는 브리핑에다 백그라운드 브리핑까지 생략하자 언론이나 국민과의 소통방식에서 여전히 문제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