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갈등, 한전-주민대표 대화했지만...

공사 재개 석달만에 대화, 특별한 성과 없어... 11일 '경과지 관련 설명회' 열기로

등록 2014.01.03 17:59수정 2014.01.0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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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밀양구간 공사재개 3개월만에 한국전력공사와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대표들이 만나 대화를 했지만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전측 구본우 전무(전력계통본부장), 백재현 밀양특별대책본부장, 문창배 송변전팀장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김준한 공동대표(신부), 이계삼 사무국장은 3일 오전 11시부터 밀양성당에서 2시간 동안 대화했다.

한전은 2013년 10월 2일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했고, 한전과 주민대표의 첫 대화는 지난해 12월 29일에 있었고 이날 두 번째로 열렸던 것이다. 이번 대화는 국회 박영선 법제사법위원장이 권고하고 국회의원 78명이 '공사중단과 대화촉구 결의안'을 제출하면서 이루어진 것이다.

 음독자살한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고 유한숙 할아버지의 시민분향소가 있는 밀양 영남루 맞은편 밀양교 옆 인도에 주민들이 "핵발전소 이제 그만" 등의 구호가 적힌 손피켓을 걸어 놓았다.
음독자살한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고 유한숙 할아버지의 시민분향소가 있는 밀양 영남루 맞은편 밀양교 옆 인도에 주민들이 "핵발전소 이제 그만" 등의 구호가 적힌 손피켓을 걸어 놓았다.윤성효

이날 대화에서 주민측은 ▲ 유한숙 할아버지 사망과 관련한 사죄와 공사 중단 ▲ 2013년 12월 31일까지 개별보상 미수령시 공동자금 귀속 조처 해제 ▲ 송전선로의 부분 지중화 ▲ 경과지 변경 ▲ 집단 이주 등을 제시했다. 또 주민측은 ▲ 1~2월 혹한기 45일간 공사 중단과 사회적 공론화 차원의 타당성·재산권·건강권·대안 등에 대한 공개적 대화 등을 요구했다.

한전측은 ▲ 겨울철 주민 안전 대책 수립 ▲ 주민 갈등 치유 대책 수립 ▲ 객관적 정보 전달 기회 갖기 등을 제시했다.

유한숙 할아버지 사망과 관련해, 한전측은 "지난해 11월 13일 대학 교수와 한전 차장이 고인을 방문해 직접 만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전측은 장례를 치른 뒤 유족과 대화할 수 있고, 고인 사망과 관련한 공사 중단은 어렵다고 밝혔다.

부분지중화 등의 요구에 대해, 한전측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전의 요구에 대해, 주민측은 "공사 중단이 최선의 안전 대책"이라고, "개별보상 중단과 독소조항 철폐가 최선의 주민갈등 치유책이다"고 주장했다.


공사 중단 요구에 대해, 한전 측은 "불가하고, 공사 중단이 대화의 전제가 되면 대화가 안되고, 겨울철에도 공사를 하는 것은 공기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경과지 선정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해 왔는데, 이날 양측은 이와 관련해 한전의 설명회를 갖기로 합의했다. 주민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한전은 오는 11일 오전 10시 30분 남밀양성당에서 '경과지 관련 설명회'를 갖기로 했다.


이번 대화와 관련해, 밀양765kV송전탑반대책위는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호기 제어케이블 교체가 난항을 겪고, 2015년 7월까지 완공은 불가능하며, 겨울철이라 공사 진행도 어렵다"며 "마을 근처로 공사가 확대될 시 충돌이 명약관화하며 이미 2인의 사망사고와 1인의 자살기도가 있었고, 사고방지 차원에서라도 주민과 합의 후 공사 강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밀양송전탑 전국대책회의는 4일 밀양에서 '신년회'와 고 유한숙 할아버지의 시민분향소 합동조문한다. 이날 오후 6시 영남루 계단에서는 '고 유한숙 어르신 추모제'가 열린다.
#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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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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