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백만원짜리 자보... 누구나 말할 수 있는 학교 됐으면'중앙대가 파업 중인 청소노동자가 교내 대자보를 붙일 경우 1인당 100만원씩 내게 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한 가운데, 한 중앙대 학생이 "이 자보는 100만 원짜리"라며 학교 측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여 화제다.
중앙대 학생 제공
이는 3일 <한겨레> 등 언론 보도를 통해, 중앙대가 청소노동자들이 학교 건물에서 구호를 외치거나 대자보를 붙일 경우 1인당 100만 원씩 학교에 지불하게 하는 '간접강제신청'을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한 사실이 밝혀진 데 따른 것이다.
해당 대자보는 전지 3장 분량으로 같은 날 오후 10시 10분께 정문 쪽 교양학관 건물과 법학관 건물 옆 등 학교 내 두 곳에 부착됐다. 학생들은 자보에 풍자의 의미로 '100만원'짜리 게임화폐를 붙이기도 했다. 친구 두 명과 함께 이 대자보를 붙인 K씨(24)는 4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많을 것"이라며 익명을 요구했다.
K씨는 "학교는 이걸 '업무방해 금지 신청'이라고 해명하지만, 어쨌든 청소노조 측의 의사표현에 '100만원' 가격표를 붙인 건 부정할 수 없으며 이는 매우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약자인 노동자들이 교섭권이나 발언권을 얻으려면 이런 식의 방법밖에 없음에도, 학교는 '업무방해'로만 몰아세우며 그분들이 왜 농성을 하는지는 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앙대는 이전에도 학교에 비판적인 포스터는 부착을 금지하는 등 학생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측면이 있었다, 그래서 청소노동자분들을 지지하는 한편 중앙대 내 표현의 자유에 관해 지적한 것"이라며 "원청인 중앙대가 청소노동자분들을 중앙대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역서비스지부 중앙대분회 조합원 40여 명은 근로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 16일부터 파업 중이다. 이 과정에서 한 조합원이 학생들에게 "파업 중이라 깨끗하게 못해줘서 미안해요"라고 직접 쓴 자보를 남기고, 학생들이 "불편해도 괜찮다"며 화답하는 대자보를 붙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누구나 말할 수 있는 공간이 대학인데... 말 할 때마다 백만 원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