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미나 성가나 호텔에서 홍보하는 사진을 흉내내어 촬영해보았습니다.
차승만
이곳에 서양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1471년으로, 그들은 포르투갈인들이었다.
1482년 포르투갈인 디오고 선장이 이 곳에 도착하여, 엘미나 지역을 관장하던 카라만사 왕과 회담을 진행했는데, 그 내용이 무척 인상적이다.
'카라만사 왕은 높은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황금색 보석들이 달린 옷을 입고 있었다. 왕은 손목과 발목에 황금 장신구를 차고 있었고, 황금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그의 신하들은 비단 옷을 입고 있었고, 머리와 턱에 보석을 걸고 있었다. 왕은 매우 지혜로워 보였고, 특히 우리를 대하는 그의 태도는 굉장히 점잖고 사려가 깊었다. 왕은 우리가 제안하는 것을 이해하려고 할 뿐만 아니라 디오고 선장의 몸짓 하나 하나를 주의 깊게 살폈다. 우리가 대화할 때 그와 그의 신하들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경청했다. 그리고 신하들은 제대로 규율이 잡혀 있었다.'그러니까 포르투갈인이 기록한 회담장면은 지금으로부터 500년도 더 전에 있었던 일이다. 가끔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사람들의 '원시적인' 삶의 형태가 얼마나 왜곡되고 치우친 것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지 않은가?
엘미나 마을이 생긴 것은 약 700년 전인 1300년대라고 한다. 이 곳은 '베냐'라는 이름의 석호(lagoon: 모래 퇴적으로 바다와 분리되면서 생긴 호수)가 있어, 염전으로 유명한 지역이었다. 포루투갈인들은 1482년부터 '카라만사 왕의 허락 하에', 이 곳에 성을 짓기 시작하고 무역을 시작했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과연 얼마나 정당하게 얻어낸 허락인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그 때 포루투갈인들이 이곳에 성을 짓기 시작했다. 이 성의 이름은 성 조지 성인데, 엘미나 성으로 더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