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짜고짜 만화 경제학> 겉그림
한스미디어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지금 시대를 지탱하는 큰 축을 두 가지 꼽으라면 단연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다.
민주주의의 발원과 역사, 과정에 대해서는 귀가 닳도록 배운다. 정치 시간에, 역사 시간에, 사회 시간에. 그러나 자본주의의 태동에 대해 아는 이는 몇이나 될까. 심지어 '자본주의'에 대해 연구한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에선 '금서'의 영역에 있었다.
그들은 왜 '민주주의'처럼 떳떳하게 '자본주의'에 대해 말하기를 꺼리는가. 왜 재갈을 물렸을까. 무엇이 두려워서.
동네에서 뛰노는 게 그저 행복했던, 뒹굴던 돌조각 하나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학교에 다니고, 사회에 나오면서 웃음은 점차 사라지고 한숨은 점차 늘어간다. <검정고무신>의 주인공, 기영이도 그랬다. <다짜고짜 만화 경제학>에서 다시 만난 기영이에게 발랄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원래 알던 기영이가 아니었다. 그러다 불쑥 사라져 4년 만에 나타났다. 치킨집을 하는 고향 친구 도승이 앞에.
그리고 어린 시절 육성회비를 가져오지 못해 선생님에게 나란히 함께 매를 맞았던 그에게 '어떤' 이야기를 시작한다. 기영이의 말을 들은 도승은 '거대한 힘에 의해 멱살이 단단히 잡힌 채 모르고 살다가 어느 날 문득 그것을 깨달았을 때의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사실 기영이가 거대한 음모나 비밀을 얘기한 게 아니다. 그저 '자본주의'의 시작과 발전과정을 말했을 뿐이다.
'자본주의' 시작은 '약육강식'이었다기영이의 이야기는 홉스로부터 시작한다. 홉스는 인간의 자연 상태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봤다. 하여 안전과 질서를 위해 우리의 권리를 왕에게 양도하자고 주장했다. 한 명에게 힘을 줘서 무질서를 바로 잡자는 것.
왕권이 강화되자 위기감을 느낀 귀족들은 자신의 재산을 지킬 무언가가 필요했다. 확실한 사유재산권의 필요를 느낀 게다. 안절부절못하던 귀족들에게 구세주가 나타났으니, 그가 바로 '로크'다. 로크는 자신에 대한 권리는 스스로에 있으니, 자신의 노동이 투입된 땅은 당사자의 소유라는 주장을 했다.
땅에 대한 소유권이 없던 시기는 자급자족 경제였다. 필요한 만큼 농사를 지으면 됐다. 그래서 딱히 필요가 없는 땅에 대해 신경을 쓰지도 않았다. 자신이 먹고 살 만한 땅, 딱 그거면 됐다. 하지만 탐욕에 찌든 몇몇은 그렇지 않았다. 열심히 땅에 울타리를 치기 시작했다.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