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재 소셜픽션랩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열린 소셜픽션 특강에서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시연
"요즘 기자들이 할 일이 없다. 대기업 실적 발표부터 주식·환율 시황, 프로야구 경기까지 결과가 나오는 족족 '로봇기자'가 단 몇 초 만에 기사를 써준다. 그것도 그럴싸한 그래프까지 곁들여서. 이러니 기자가 로봇만 못하단 소리도 예사다. 신문도 없어지는 마당에 기자란 직업도 곧 사라지고 마는 걸까?"
적어도 십여 년 뒤 미래를 예상한 '소셜 픽션(Social Fiction)'이지만 실제 몇 년 전 미국엔 '로봇기자'가 등장했다. '스테츠 몽키'란 프로그램은 미리 짜인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기사를 써주고, '스태트시트(
http://statsheet.com)'에선 이미 미식축구, 메이저리그, 대학농구 등 스포츠 기사를 자동 생산하고 있다.
그렇다면 수많은 스포츠 기자들은 앞으로 일자리를 잃었을까? 오히려 기자들은 경기 결과만 전달하는 단순 업무에서 벗어나 심층 분석이나 인터뷰 등 깊이 있는 기사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30년 뒤 어린이대공원은? 첫 소셜픽션 콘퍼런스에 100여 명 몰려 '소셜 픽션'이란 로봇이나 무인 자동차, 영상 전화기처럼 과거 '과학소설(Science Fiction)'에나 등장하던 물건들이 오늘날 현실로 나타났듯, 이상적인 미래 모습을 먼저 상상한 뒤 현실적인 걸림돌을 차례차례 해소해 나가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한겨레경제연구소장을 지낸 이원재 소셜픽션랩(
http://socialfiction.tistory.com) 대표가 그 산파 역할을 하고 있다. 일단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은평구 녹번동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열린 소셜픽션 특강에는 저녁 늦은 시간인 데도 5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오는 2월 출간을 앞둔 책 <소셜픽션: 지금 세계는 무엇을 상상하는가?>(가제) 내용을 미리 소개하는 자리였다. 이날 청중들 중에는 지난해 11월 30일에 열린 첫 번째 '소셜픽션 컨퍼런스' 참석자들도 상당수 끼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