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동(64ㆍ원북면 동해1리) (사)한국쌀전업농태안군연합회장김현동(64ㆍ원북면 동해1리) (사)한국쌀전업농태안군연합회장
이미선
지난달 18일 태안군에 쌀 1.5톤을 든 햅쌀산타들이 나타났다.
한 해 동안 오롯이 정성들여 지은 쌀을 군내 생계가 곤란한 주민들과 장애우시설에 기증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2012년 연탄산타로 지역의 키다리아저씨를 자처한 (사)한국쌀전업농태안군연합회(회장 김현동, 이하 쌀전업농)원들이 2013년에는 매년 해오던 쌀 기탁으로 지역의 든든한 울타리가 돼줬다.
21세기 한국농업의 주역을 표방하는 쌀전업농은 우리지역에만 670여 명이 있고 벌써 창설 12년째를 맞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4 5대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김현동(64. 원북면 동해1리) 회장이 있다.
이름 그대로 쌀을 전업으로 하는 모임인 쌀전업농들은 갯벌의 풍부한 영양소와 태안황토 특유의 고마움에 빗대 안면읍과 원북면 일대를 대다수 경작지로 하며, 8개 읍면 전역에 고루 분포돼 태안대표 쌀 생산에 매진하고 있다.
고향이 서울인 김 회장은 39년 전 귀농의 부푼 꿈을 안고 부인 윤길순(60) 여사와 함께 이곳 원북면 동해리로 내려왔다.
처음에는 토양을 살피고 비료를 뿌리고 때때로 종자를 보는 일에 매진하던 한낱 풋내기 농부에 불과했지만 오랜 세월 한 자리에서 땅을 지킨 청년은 이제 나이 예순을 바라보는 농사꾼이 됐다.
대단할 것 없다지만 타지에서 40여년 동안 터를 닦고 살아온 세월이 어디 말 한마디로 족할까. 김 회장은 그저 햇볕이 풍부했고 바람이 쓰다듬어줬으며 비가 간간이 내려 지금껏 무탈하게 농사를 짓고 있다며 겸손해 했다.
이렇게 한 해 한해 무사히 추수를 마치노라면 자신과 같은 농사꾼들은 조금씩 햅쌀을 보태 지역 요긴하고 기막힌 곳에 쌀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전업농 모임이 만들어지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시작한 일이니 그 보람과 영광을 자신이 모두 받는 것은 못마땅하다는 눈치다. 하지만 지역의 땅에서 얻어진 값진 수확물을 지역민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값진 일인가.
원북면 동해리는 그야말로 농사짓기 좋은 천혜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해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농부는 소박한 밥 한 끼 제 손으로 만드는 기쁨으로 이곳을 고향처럼 지킬 거라고 다짐했다.
지난해 쌀값하락에 반대해 국회에서 단식농성으로 얻어낸 쌀값 4천원 인상. 전국의 전업농들이 8년 만에 얻은 결실이다.
농기계값 인상과 비료값 상승에 비하면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지만 18만8천원으로 쌀값을 올린 것만도 전업농들에게는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는 말처럼 힘찬 기운이 갯바람 속에 묻어나 농업인 모두의 풍년을 기원한다"며 "기능성쌀, 무공해쌀 제 아무리 좋다고 한들 지역에서 난 햅쌀만큼 일까"라며 우리쌀 지키기에 군민 모두가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밥맛 좋은 우리 쌀 많이 사랑하고 응원해 주세요."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김현동 한국쌀전업농태안군연합회장 "지역서 재배한 햅쌀이 최고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