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당공천 한시적 폐지 제안... 안되면 커넥션 폭로"

정당공천 입장 바꾼 새누리에 "박 대통령과 담합했나" 비판

등록 2014.01.12 15:10수정 2014.01.1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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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4 지방선거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둘러싼 민주당의 대여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공약파기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여야 협상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사실상 대선공약 파기 수순에 돌입한 새누리당의 소극적인 태도 탓이다. 민주당이 정당공천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한 반면, 새누리당은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있다.

지방선거 다가오자 입장 바꾼 새누리당

하지만 불과 1년 전만 해도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입장은 정반대였다. 지난해 4월 재보선 당시만 해도 공천 폐지에 적극적이었던 쪽은 새누리당이었고, 민주당은 강력한 당내반발에 휩싸여 있었다. 결국 새누리당은 기초선거 무공천을 결정했지만, 민주당은 후보 공천를 강행했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대선 공약 이행 의지가 없다"며 민주당을 맹비판하기도 했다. 이후 민주당은 논란 속에 전당원 투표를 통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했고 새누리당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태도는 이번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크게 달라졌다. 정치개혁특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당공천 폐지의 위헌 가능성과 실효성 문제를 연일 거론하는 등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론을 결정되지 않았다고 피해가고 있지만 대선공약 파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새누리당의 태도가 돌변한 것은 지방선거 승리 셈법 때문이다. 기초선거 공천을 폐지할 경우 인지도가 높은 현직 단체장이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을 휩쓴 민주당에 유리한 선거지형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탈환'을 노리고 있는 새누리당으로서는 서울 25개 구청장 중 21개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 소속 현직 구청장 견제가 절실한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공천폐지 대신, 현재 세 차례 연임이 가능한 광역·기초단체장 임기를 연임까지만 허용토록 하고, 특별·광역시의 기초의회(구의회)를 폐지하자는 '지방자체제도 개선안'을 제시해놓은 상태다.


"박 대통령, 새누리당과 기득권 지키기 담합"... 압박 수위 높이는 민주당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후 첫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집권 2년차 국정운영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후 첫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집권 2년차 국정운영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청와대

민주당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촉구 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 "정당공천제 유지를 위한 물타기 전략"이라며 반대 뜻을 밝혔다. 박기춘 민주당 사무총장은 "새누리당은 기초선거 정당공천의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당리당략 차원에서 정당공천 폐지 논의에 소극적인 태도로 임해왔다"며 "오히려 물타기 전략으로 '자치구의회 폐지' 등을 개선방안으로 제시하는 등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제안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사무총장은 "정당공천제는 그동안 수년에 걸쳐서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됐고, 대선공약을 한 사항"이라며 "폐지하지 않고 공약을 뒤집고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한다면 그렇다고 답하기 바란다, 청와대의 답변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유세에서 "정당공천 폐지를 분명히 약속드리겠다" "중앙정치의 눈치보기나 줄서기의 폐해를 끊겠다"고 밝힌 영상을 공개하며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 파기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박기춘 사무총장은 "박 대통령이 줄서기 폐헤를 끊겠다고 했는데도 이번 신년 기자회견에서 아무 말씀이 없었고, 여당은 계속해서 공천제 폐지를 없던 것으로 하자는 뉘앙스의 말을 하고 있다"며 "그럼 계속해서 줄서기를 시키겠다는 것이냐, 그 폐해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새누리당과 박대통령이 이미 정당공천을 유지하기로 담합한 것은 아닌지 답변해 주기 바란다"며 박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박기춘 "이번만이라도 한시적으로 공천 폐지하자"

 박기춘 민주당 사무총장(오른쪽 부터), 백재현 정치개혁특위 민주당 간사 등이 12일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민주당 기초선거정당공천제 폐지 촉구 기자간담회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왼쪽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후보시절, 서병수 새누리당 전 사무총장 등의 정당공천 폐지 관련 발언이 소개되고 있다.
박기춘 민주당 사무총장(오른쪽 부터), 백재현 정치개혁특위 민주당 간사 등이 12일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민주당 기초선거정당공천제 폐지 촉구 기자간담회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왼쪽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후보시절, 서병수 새누리당 전 사무총장 등의 정당공천 폐지 관련 발언이 소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한시적으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박기춘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만이라도 한시적으로 정당공천제를 폐지할 것을 제안한다"며 "정말 법을 고치기 어려우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야 합의로 공천을 하지 말자, 만약 여러 문제가 생긴다면 그때가서 (공천을) 다시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박 총장은 또 "정당공천제가 이번에도 폐지되지 않는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새누리당에 있다"며 "민주당은 중대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중대결심의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공천 커넥션' 폭로전을 예고했다. 박 사무총장은 "공천보다 더 큰 기득권이 어디 있나, 그동안 (기초선거 공천을 둘러싸고) 얼마나 많은 커넥션이 있었느냐"며 "새누리당이 공천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날, 그 사례를 언론에 소상하게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뢰가 없는 사회는 국가 발전은 물론 국민의 행복도 기대할 수 없다"며 "국민이 바라는 '신뢰의 정치 구현'을 위해 박 대통령의 공천 폐지 공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기초선거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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