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 망진산 봉수대
진주같이
경남 진주 천전동은 지난 5월 행정동 통합에 따라 천전지구 3개동(망경동, 강남동, 칠암동)이 통합됐다. 망진산 아래와 남강변을 중심으로 주거지역, 아파트단지, 자연마을로 형성된 도농복합형 지역이다. 진주시의 10%인 3만4300여 명이 살고 있다. 지명에서 엿볼 수 있듯이 남강(南江)의 앞쪽이라 해서 내앞, 한자로 천전(川前)이다. 진주문화원에서 발행한 '진주 지명사'에 따르면 이곳 주변 지역이 '치암이나루터'라 불리었다.
육거리는 어디로든 통한다
천전(川前)동. 1970년대 후반까지 남아있던 남강변 대숲 물결은 사라졌다. 천수교에서 진양교까지 약 4㎞에 걸쳐 조성된 남가람 문화거리 일부에 '대밭 공원'이 조성돼 있어 다만 옛 시절을 짐작케 할 뿐이다. 10월이면 이곳 남가람 문화거리와 강변 둔치는 개천예술제, 유등축제 등 축제의 중심지가 되고, 매년 5월 말이면 경남도문화예술회관 앞 둔치에서 민간 자생·자립 축제인 국제탈춤한마당이 열린다. 또 천전동에는 망진산 봉수대가 있고, 100년 역사의 경남과학기술대학이 있고, 문화재로 등록된 옛 진주역 차량정비고가 있다. 지금은 폐역이 된 90년 역사의 진주역과 경전선 철길이 있다.
망진산 봉수대는 동네 주민들은 물론 진주 시민들이 사랑하는 장소이다. 봉수대에 오르면 서쪽으로는 진양호댐에서 흘러나오는 남강과 신안평거동 일대, 북동쪽으로는 진주성과 도심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게다가 늦은 오후의 햇살을 받고 흐르는 남강 물빛을 바라보거나 한 밤의 별바라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망진산 봉수대가 진주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이다. 겨울이라도 햇볕 좋은 날이면 봉수대까지 오르는 차량들이 제법이다.
천전동에는 동네 유래를 담은 친근한 옛 지명들이 아직 남아있다. 배건네, 섭천, 역전사거리 등은 쓰이지는 않지만 아직도 귀에 익다. 이 중 '육거리'는 빼놓을 수 없는 지명이다. 육거리는 남강으로, 시내 중앙통으로, 진주역으로, 하동으로 이어지는 6갈래 도로가 나있어 육거리라 불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 주민들은 "사변 때도 육거리라 했으니 일제 때부터 그리 된 거 아이가"라고 말한다. 육거리는 말 그대로 망경남·북동과 강남동을 아우르는 '알만한 거리'였다. 뚝방전설을 능가하는 '육거리전설'이 곧잘 입에 올랐고, 추억 속 '칠공주'가 껌 씹으며 다리 흔들던 곳이고, 귀신같은 남바위가 들락거렸다는 곳이다.
아파트형 공장, 어떤 사업인지 아직... 천전동주민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천전동은 현재 국도2, 3호선이 지나고 진주교와 천수교, 진양교를 잇는 시내 사통팔달의 교통연결 요충지이며 대학촌, 종합병원 등 의료시설이 집중해 있어 서부경남 지역민들이 찾는 곳이다.
천전동 역전 사거리에는 각종 병원과 의료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서부 경남 대다수 주민들이 병이 나면 이곳으로 몰려온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경남을 대표하던 대동기어 옛터 일대는 이제 금호, 현대, 한보아파트 등 대단위 아파트단지로 변했다. 진주역은 경전선 복선 전철화(2012.12월)로 개양(가호동)으로 이전했다.
이에 따라 시민들 사이에는 옛 진주역과 경전선 부지를 시민 공간으로 조성하자는 등 활용 계획이 얘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림의 떡'이다. 현재는 소유권을 가진 코레일로부터 진주시가 부지 매입부터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큰 이변은 망경동 일대 땅값이 들썩였다는 점이다. 수십 년 동안 '싼 땅'으로 고착되어 있던 이 일대 건물, 땅값 등이 부쩍 상승세를 쳤고 주민들의 기대심리는 높아졌다. 큰 요인 중 하나는 아파트형 공장(지식산업센터) 건립 계획이다. 사업용역보고서는 이미 나와 있고 진주시 관계자는 "시비 전액 사업은 할 수 없고 60%는 국비여야 한다"며 "국비 확보를 위해 뛰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공유재산관리계획으로 시의회에서 통과되었고, 이미 부지 매입 예산으로 42억 원이 결정돼 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보상협의 중이며 3~4월부터 부지 매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파트형 공장? 시민들은 그게 진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지 실제로 망경동 주민들에게 혜택이 있는지 아직 어떤 사업인지 잘 모르고 있다. 이후 아파트형 공장 건립 사업에 있어 진주시가 국비 지원을 어떻게 확보하는지, 무엇보다 밑그림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채워나가는지 눈여겨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