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대자보' 이어 '김치녀 일침 대자보' 등장16일 오후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정경대 후문에 '김치녀'(외모 등을 이유로 여성을 비하하기 위해 만든 용어) 등 여성을 비하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들이 붙어 있다.
권우성
이름을 밝히지 않은 대자보 작성자는 위의 대자보에서 "김치녀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과거부터 있었던 여성혐오는 나날이 악화되어 현재는 '김치녀', '된장녀'라는 노골적인 표현이 일상적인 형태로 자리 잡았다"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은 자신이 '김치녀'나 '된장녀'가 아님을 계속해서 증명해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공중파 TV 프로그램은 못생기고 뚱뚱한 여성을 웃음거리로 삼고 비하하지만, 키 180cm 이하의 남자를 '루저'라고 말한 여성은 일자리에서도 쫓겨난 채 사회에서 매장당했습니다"라며 "외모를 기준으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의 옳고 그름을 떠나, 발화자의 성별에 따라 외모를 평가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이 이중적인 잣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더 이상 성형을 했다고 해서, 못생겼다고 해서, 연애 상대에 대한 취향을 갖고 있다고 해서, 처녀가 아니라고 해서, 섹스를 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여성이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그래서 이제는 안녕하지 못한 김치녀들이 모든 한국의 여성들에게 묻고 싶습니다"라며 "'김치녀'라는 이름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기 검열을 하는 것은 아닌지, 안녕하지 못함이 너무 힘들어 마음 속 답답함을 묻어두고 안녕하다고 믿고 계신 것은 아닌지, 여성혐오가 보편적인 사회에서 '정말로' 안녕하신 건지 말입니다"고 밝혔다.
이 대자보 옆에도 응답 대자보들이 붙었다. "당신의 몸매는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는 "당신들이 정한 미의 기준을 강요하며 정육점의 돼지고지마냥 등급 찍지 마세요", "기준에 부합하든 그렇지 않든 우리의 몸은 당신에게 노출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에요"라고 항변했다.
"혐오 대신 취존(취향 존중)을 요구한다"로 시작되는 대자보는 "'나는 외국인 좋아'라고 이야기할 때 왜 욕을 먹어야 합니까"라면서 "취향은 못생기든 뚱뚱하든 가질 수 있어요, 권리입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