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남일당터에서 열린 '용산참가 5주기 추모예배'에서 참가자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양태훈
'용산참사' 5주기를 4일 앞둔 16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남일당 터에서 촛불예배가 열렸다. 그 사이 남일당 건물은 사라졌고 그 자리는 주차장으로 변했다. 2m 높이의 펜스에 '용산은 끝나지 않았다'고 적힌 벽보가 붙어 있었다. 펜스 사이의 홈에는 누군가 놓고 간 국화가 꽂혀 있었다.
'용산참사'는 지난 2009년 1월 20일 새벽 경찰과 대치하던 중 발생한 화재로 세입자 5명과 경찰 1명이 숨진 사건이다. 이 사고에 경찰은 아무 책임을 지지 않았고 철거민 20명과 용역업체 직원 7명 등 27명이 기소됐다.
이날 추모예배는 향린교회, 생명평화교회. 새맘교회 등 교회 연합체인 촛불교회가 주관했다. 예배에는 50여 신도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고 이상림씨의 유족인 전재숙씨와 이충연씨, 고 양회성씨의 유족인 김영덕씨, 용산참사로 구속됐던 김재호, 천주석씨가 함께 했다.
예배를 시작하며 유호명(53) 향린교회 집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유 집사는 "여러분 우리 저 하늘을 향해 촛불 흔들어 보자"며 "하늘에 계신 고인들이 우리와 함께하기 위해 구름타고 다가온다"고 말했다. 신도들은 "반갑습니다"하고 환호했다.
추모 예배에 꽹과리·북·장구·징이 울렸다. 향린교회 국악 공연팀 '얼쑤'가 진혼곡을 기독교 형식으로 각색했다. '얼쑤'가 선창하면 신도들이 '할렐루야 아멘'을 외쳤다.
"당신 사랑 베푸소서, 할렐루야 아멘, 사자무리 발톱에서, 할렐루야 아멘나의 목숨 노리는자, 할렐루야 아멘, 도망치게 하옵소서, 할렐루야 아멘5년 전에 가신분 들, 할렐루야 아멘, 편안하게 영면하소서. 할렐루야 아멘"얼쑤의 고석배(49)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예수님도 집이 없었습니다. 예수님도 괴로운 노동자였습니다. 예수님도 자기 땅에서 배척됐습니다. 예수님도 마지막 날까지 친구 하나 없었습니다. 예수님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그러하셨듯이 당신도 그러할 것입니다. 이 세상 힘없고 작은 사람 중의 하나인 당신 안에 하나님이 계십니다.""당신들의 삶은 작은 예수가 아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