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치 위기, 민주당 혁신·지도자 부재 탓"

강기정, 호남살리기 토론회 개최..."혁신적 의제 추진과 공천개혁 필요"

등록 2014.01.20 12:47수정 2014.01.2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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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광주은행 대강당에서 열린 '시민 1187인, 마침내 호남을 이야기하다'를 주제로 한 토론회.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열린 토론회는 오승용 전남대 5.18연구소 연구교수와 강기정(광주 북구갑) 민주당 의원의 진행으로 열렸다.
19일 오후 광주은행 대강당에서 열린 '시민 1187인, 마침내 호남을 이야기하다'를 주제로 한 토론회.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열린 토론회는 오승용 전남대 5.18연구소 연구교수와 강기정(광주 북구갑) 민주당 의원의 진행으로 열렸다.강성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대한 호남 민심 이반이 심한 가운데 광주시민들은 '호남정치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을 '민주당의 변화·혁신 부족'과 '정치 지도자 부재'로 꼽았다.

또 광주시민 58.3%는 호남이 현재 위기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원인으로는 정권의 차별과 소외, 권력구조와 지역주의 등이라고 여겼다.

강기정(광주 북구갑) 의원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우리리서치에 의뢰해 광주지역 성인 남녀 11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호남살리기 광주시민 여론조사' 결과 이 같이 조사됐으며, 19일 강 의원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공개됐다.

광주시민 58% "호남은 위기"... 73% "민주, 호남대변 잘 못해"

1187명을 대상으로 한 것은 광주의 진산인 무등산의 높이가 1187m이기 때문이다. 호남의 중심지인 광주에서부터 호남정치와 민주당의 혁신, 호남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의제를 발굴, 추진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 조사에서 '현 상황을 호남의 위기로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과반수가 넘는 58.3%가 '위기'라고 답했다. 29.6%는 '아니'라고 답했다(잘모름 12.2%).

'호남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권 차원의 차별과 소외'(38.2%), '승자독식의 권력구조와 지역주의'(25.5%), '호남의 정치력 약화'(19.4%), 위기 극복 동력 상실(9.7%) 순으로 조사됐다.


호남정치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에 대해선 민주당 변화·혁신 부족(39.5%)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호남의 정치 지도자 부재(31.3%), 유권자 문제의식 부족(19.8%) 순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호남의 정치적 입장을 잘 대변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73.1%가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잘 대변해 왔다'는 답변은 13.9%에 불과했다. 민주당 소속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호남지역의 지방자치에 대해선 과반이 넘는 응답자들이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호남의 지방자치가 타 지역에 비해 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56.3%에 달했다.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13.5%에 그쳤고, '보통이다'는 25.2%로 나타났다.

호남을 대표할 인물이 없다는 답변은 72.0%, 호남의 위기 극복을 위한 호남 살리기 운동의 필요성에 대해 79.2%가 찬성했다(필요없다 20.8%).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6일 광주지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187명을 대상으로 RDD 방식의 전화면접조사로 실시된 것으로, 허용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p다.

'호남을 말하다' 토론회 열려..."호남, 물갈이 대상 아닌 혁신 주체"

 '호남 무엇을 할 것인가' 발제에 나선 오승용 교수.
'호남 무엇을 할 것인가' 발제에 나선 오승용 교수.강성관

강기정 의원은 광주시민 1187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19일 오후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은행 대강당에서 3시간 여 동안 '시민 1187人, 마침내 호남을 이야기하다. 상징에서 모델로 2014'를 주제로 한 타운홀 미팅 방식의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호남과 호남정치의 위기 진단, 호남의 정치력 복원, 공천혁명의 방안 등 7개 주제에 대한 토론과 참석자들의 현장 투표 방식으로 진행됐다. 각 주제에 대한 참가자들의 의견을 취합한 투표 결과는 바로 공개됐다.

강 의원은 "(대선 패배 후) 1년을 지속해 온 자성과 모색의 결론은 호남을 살려야 대한민국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며 "호남을 얘기하는 것이 지역주의에 갇히는 것은 아닌지 망설이면서 전국적 관점이라는 허세적 겉멋에 들렸던 지난날에 대해 따끔히 매를 맞겠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호남은 애초부터 지역이 아닌 가치이고 정신이며 호남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오래된 미래다"며 "지금, 호남이 광주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묻고 또 묻는 것 부터 미래를 시작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토론회 발제에 나선 오승용 전남대 5·18연구소 연구교수는 "폭풍우에 휩싸인 배는 선장, 선원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침몰할지 모르겠다. 호남과 호남정치의 모습 같다"며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할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특히 "호남은 정치적 섬이 되고 있다. 민주당이 먼저 혁신해야 한다. 호남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반성하고, 혁신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며 "안철수 의원도 더 노력해야 한다"며 "표를 구걸할 것이 아니라 비전을 밝히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오 교수는 최근 민주당 내에서 거론되고 있는 '호남 3선제한론' 등을 언급하며 "호남은 3선 이상은 안된다고 하는데 슬픈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며 "호남은 물갈이 대상이 아니라 혁신의 주체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채찍을 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오 교수는 "호남은 경제력 등에서 뒤처져 있지만 다른 지역은 하지 않았던 혁신적인 사고, 행동, 선도적 가치들을 항상 내세웠고 제시해 왔다"며 "이것이 호남의 혁신 역량이었다. 지방선거까지 우리 스스로 혁신적인 의제를 발굴하고 추진하고 이후에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남살리기' 7대 의제 채택...책임공천·공천혁명 목소리 높아

 강기정 의원은 이날 책임공천제, 사회 혁신가의 과감한 영입을 통한 공천개혁을 강조했다.
강기정 의원은 이날 책임공천제, 사회 혁신가의 과감한 영입을 통한 공천개혁을 강조했다.강성관

토론에 나선 서정훈 광주NGO센터장은 "호남의 위기는 호남정치의 위기이고, 민주당이 혁신도 변화도 하지 않은데서 온 절망감에서 온 것이다"라며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민주당 소속인) 선출직(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지방자치를 잘했느냐, 잘 안됐다. 그래서 절망감이 있는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허연식 전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안풍의 진원지가 광주가 된 것은 민주당의 무능에 대한 것이다. 혁신은 본질은 차세대 인물을 발굴하고 키우는 것인데 그런 노력이 전무했다"며 "(지역사회가)공천 원칙과 (지방선거)공약을 개발해서 정당에 제시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들은 대체적으로 호남정치력 복원을 위해 민주당의 혁신, 특히 개혁공천의 필요성에 크게 공감했다. 토론회 현장 투표는 호남의 가장 큰 위기, 호남정치의 위기 원인, 광주 지방자치에 평가 등 사전에 실시한 여론조사 주제와 비슷했다. 현장 투표 참여자는 각 주제에 따라 작게는 430여 명에서 많게는 480여 명까지 참여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개혁공천 방안'에 대한 주제였다.

'개혁공천, 공천혁명을 위해 이것 만은 꼭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변자 451명 중 258명(57.21%)가 "청년 등 혁신 활동가의 과감한 영입"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 27.05%는 '부정비리를 이유로 재선거 시 (민주당이)공천을 하지 않는 책임공천'을  꼽았다. 경선 결선투표제 도입은 9.75%에 그쳤다.

강 의원은 지난 16일 '호남 개혁공천론, 차세대 인물 양성론'을 거론하며 "상향식 공천에 개혁공천과 책임공천을 더하고 차세대 인물양성, 지방자치 모델을 만드는데서 시작해야 한다"며 "책임성과 역동성을 배가하고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 호남 정치력 복원 ▲ 지방자치 광주모델 만들기 ▲ 시대와 역사의 자산 김대중 정신 계승 ▲ 인구 유입과 호남경제의 선순환구조 창출 ▲ 권력구조 대전환 ▲ 자치분권 제도 완성 ▲ 호남살리기 운동 등 호남살리기 등 7대 의제가 채택됐다.

강기정 의원 측은 호남살리기 운동본부를 구성하고 호남정치의 위기 극복, 지방자치 혁신 모델 만들기 등 의제를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어서, 어떤 성과를 낼 지 관심이다.

 강기정 의원이 마련한 토론회에는 600여 명의 시민 등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호남살리기 운동을 위한 7대 의제를 채택했다.
강기정 의원이 마련한 토론회에는 600여 명의 시민 등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호남살리기 운동을 위한 7대 의제를 채택했다.강성관

#강기정 #호남살리기 의제 #책임공천제 #오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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