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 녹슬고 문짝 안맞고... 울주군 사용승인 말아야"

울산 천상 부영아파트 입주자들 "사기분양"... 부영측 "입주자들 알고 있는 것"

등록 2014.01.27 19:38수정 2014.01.27 19:38
0
원고료로 응원
a  분양중인 울산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 '부영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5년전 부도날 당시의 자재가 그대로 방치돼 녹슬고 훼손됐다며 울주군이 승인하지 말것을 촉구하고 있다

분양중인 울산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 '부영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5년전 부도날 당시의 자재가 그대로 방치돼 녹슬고 훼손됐다며 울주군이 승인하지 말것을 촉구하고 있다 ⓒ 부영 사랑으로 입주예정자 대책위


지난해 11월부터 분양을 시작한 울산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 부영아파트(1093세대)의 입주예정자들이 '사기분양'이라고 주장하며 관할 울주군이 사용승인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울주군 천상 부영아파트(부영 사랑으로)는 지난 2009년 한 시공사가 짓던 '현진 에버빌 아파트'의 전신으로, 당시 공사중이던 회사가 부도난 뒤 아파트는 그동안 공사가 중단돼 장기간 방치돼 왔다.

이후 (주)부영주택이 지상 20~30층 14개동, 1093세대의 이 아파트를 1324억 원에 사들여 지난해 11월 분양을 시작했고, 올해 1월 준공을 마치고 2월 입주를 예정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 "사전방문하니 새시는 녹슬고 문짝은 안 맞아"

지난 1월 19일 회사 측은 입주예정자들에게 통보해 아파트를 사전방문을 하도록 했다. 하지만 아파트를 둘러본 입주예정자들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

싱크대, 욕조, 타일, 새시 등 자재들이 녹이 슬거나 훼손되어 있고 문짝도 잘 안맞는 등 상태가 엉망이었던 것. 이 때문에 입주예정자들은 27일 "사기분양"이라고 항의하며 관할 지자체인 울주군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울주군이 사용승인을 하지말라"고 요구했다. 입주예정자들이 이처럼 울주군청 앞에서 항의시위까지 벌인 것은 최근 지역에 "울주군이 이번 설이 지나면 아파트를 사용승인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입주예정자들은 "1월 19일 부영 측의 통보를 받고 사전방문을 하면서 깜짝 놀랐다"며 "부도가 나면서 방치될 당시의 5년 전 시공됐던 노후자재가 그대로라 녹슬고 문짝이 맞지 않는 등 주택으로서 면모를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는 평당 750만 원가량에 분양 중이며 평균 분양가는 3억 원가량. 입주예정자들은 현재 10%가량인 3000만 원을 입금한 상태다.

입주예정자 대책위 대표 A씨는 "사전방문은 통상 관할지자체로부터 준공 승인을 빨리 받기 위해 아파트시공사측이 하는 수순"이라며 "하지만 현장을 둘러보니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엉망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분양 당시 부영측이 '현재 공정율이 63%로 우리가 공사를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며 "하지만 막상 현장을 둘러보니 무엇을 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입주예정자들이 문제 삼는 것은 아파트 내부 문제만이 아니다. 아파트 부도 당시 인근에  있던 묘지 13기가 지금도 그대로 있었던 것. 입주예정자들은 "묘지가 아파트에서 바로 보이는데, 매일 자고 일어나면 묘지를 봐야할 것 아니냐"며 "묘지는 분양할 때 분양자들에게 고지를 해야 하는데 고지하지 않아 이런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시설에 대해 지자체가 설계 변경을 승인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며 "계약자 동의없이 임의로 설계를 변경했다, 변경을 승인한 공무원들은 왜 그랬나"고 따졌다.

부영 측 "문짝 안 맞는 세대는 당연히 새로 보수"

이에 대해 부영 현장사무소 측은 "입주예정자들이 마감이 끝난 상황이라는 것을 인지한 상태였고 마감이 끝난 것을 감안해 분양가가 지역의 다른 아파트보다 평당 100만 원가량 싼 것"이라며 "문짝이 맞지 않는 세대는 당연히 새로 보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묘지의 경우 우리가 새로 조성한 것이 아니고 부도날 당시 있던 그대로며, 입주자들도 알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울주군 담당부서는 "아직 부영으로부터 사용승인에 관한 어떠한 신청이 들어온 것도 없다"며 "아파트 사용 승인을 하려면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설을 전후해 승인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또한 "변경된 부분에 대한 승인은 상급단체인 울산시의 관할이라 우리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울산 울주군 부영아파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AD

AD

AD

인기기사

  1. 1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2. 2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3. 3 억대 연봉이지만 번아웃 "죽을 것 같았다"... 그가 선택한 길 억대 연봉이지만 번아웃 "죽을 것 같았다"... 그가 선택한 길
  4. 4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5. 5 맥주는 왜 유리잔에 마실까? 놀라운 이유 맥주는 왜 유리잔에 마실까? 놀라운 이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