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이 바깥놀이를 나와 뛰놀고 있다.
이기태
감사원이 지난 16일 발표한 '어린이집 보육료 집행 및 관리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남 목포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취사부 직원의 나이가 많아 인건비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되자, 충북 청주에 사는 딸을 취사부에 허위 등록해 2010년 2월부터 2년 6개월 동안 보조금 4100만 원을 타냈다. 이 원장은 보육교사 네 명의 급여통장을 자신이 직접 관리하면서 매달 급여에서 1인당 20~40만 원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총 2600만 원을 횡령했다.
여수의 한 어린이집 대표는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6월 말까지 65개월 동안 인건비 보조금 등 1억300만 원을 자신의 계좌 등으로 빼돌려 카드대금이나 자녀 학원비 등 개인 용도로 탕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담양의 한 어린이집은 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람을 보육교사로 채용, 2012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358만 원을 부정 수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지난 23일 지역아동센터 등을 운영하면서 국고보조금을 빼돌린 혐의로 A씨(57) 부부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부부는 2009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어린이집·유치원·지역아동센터 등을 운영하면서 자신을 교사로 허위 등록해 보육보조금 1500만 원을 빼돌렸다. 또한 어린이집 보조금을 급식비로 사용한 것처럼 꾸며 보조금 2700여만 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어린이집을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영·유아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 어린이집도 무더기 적발됐다. 충북 제천시 한 어린이집 원장의 경우, 경기도 화성시에 거주하는 어린이를 포함, 영·유아 7명을 허위 등록해 2012년 4월부터 1년여 간 4778만 원의 보조금을 부당 수령했다.
교육업체들과 짜고 보조금을 빼돌린 어린이집도 있었다. 광주광역시 북구 A교육업체 원장은 2012년 6월 광주·전남일대 어린이집 아홉 개소 원장들과 짜고 허위 교육이수 확인서류 등을 첨부해 고용노동부에 환급신청을 하는 수법으로 지난해 10월 8일까지 총 25차례에 걸쳐 2430만 원 상당의 보조금을 빼돌렸다.
학부모를 속여 특별활동비를 추가로 받아낸 어린이집도 있었다. 제주지방경찰서에 따르면 어린이집 30곳과 유치원 3곳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보육교사 등을 고용한 것처럼 속여 행정기관에서 보조금을 타냈다. 또한 특별활동비를 부풀려 학부모에게 받아내는 수법으로 모두 7억5700만 원을 가로챘다.
"어린이집 비리 뉴스 볼 때마다 씁쓸"이 같은 어린이집 비리는 한두 해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5월에는 송파구 어린이집 등 민간어린이집 700여 곳에서 운영비리 및 아동학대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충격을 주기도 했다. 2012년 5월에도 서울 양천구 관내 56개 어린이집이 특별활동비를 편취해 구청으로부터 특별활동비 10억 원을 학부모들에게 돌려주라는 명령을 받기도 했다.
어린이집 비리가 발생할 때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불안한 심정이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한 엄마는 "'어린이집 비리'라는 뉴스를 볼 때마다 참 씁쓸하다, 믿고 아이들을 맡겨야 하는데 의심만 커진다"며 "직장맘이라 (아이를 어린이집에) 안 보낼 수도 없는데, 책임지고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이 되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엄마도 "횡령에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 아이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양심 있는 어린이집이 많아질 수 있도록 강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상시점검 인원 보강해 지도점검 강화할 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