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 구만리 한 농가 앞에 내걸린 '골프장 결사반대' 깃발. 갈기갈기 찟어진 노란 깃발이 오랜 투쟁의 흔적을 말해준다(2002년 2월).
성낙선
최문순 도지사가 직권취소 결정을 수용한 데는 국내에 골프장이 난립하면서 기존 골프장들의 경영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현실도 한몫했다. 특별위원회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회원제 골프장은 2002년을 정점으로 영업이익이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골프 수요도 감소 추세다. 그러면서 골프장 업계의 도산 우려도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말 법정관리 중인 골프장이 20여 곳에 달했다. 법정관리를 신청 중인 골프장은 10여 곳이고, 경영 상태가 어려워 공매나 경매로 넘어갈 위기에 처한 골프장이 15곳이었다.
홍천군에서만 2013년 9월 기준으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골프장과, 현재 운영 중이거나 공사가 진행 중인 골프장 등을 모두 포함해 16개의 골프장이 난립해 있는 상태다. 강원도 내 골프장들 역시 공급 과잉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에서 "현재 도내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은 58개소로 급격하게 증가했으나, 단위 골프장당 내방객 수의 감소, 회원권 분양률 저조 등의 사유로 지방세를 체납하는 사태와 부도 위기로 직면한 골프장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구만리 골프장은 '마운트나인 리조트 회원제 골프장'이라는 이름으로,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구만리 1번지 일원에 27홀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었다. 이 골프장의 실제 소유주는 새누리당 박덕흠 국회의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만리 골프장은 건설 허가가 난 이후로 줄곧 일부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왔다. 그 외 강원도에서 크게 문제가 돼 온 골프장은 홍천의 '갈마곡리 골프장', '월운리 골프장'과 강릉의 '구정리 골프장', 원주의 '여산 골프장' 등이 있다.
최문순 도지사는 지난 2011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도내 골프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선 직후인 2011년 9월, 도지사 직속으로 '강원도골프장 민관협의회'를 조직하고, 2013년 2월에는 이 조직을 확대 개편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특별위원회는 이후 도내 골프장 사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면서 지역 내 골프장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해 왔다. 갈마곡리 골프장의 경우 골프장 사업에 대한 실시계획인가 변경(폐지) 고시를 내게 됐고, 월운리 골프장은 아예 골프장 조성사업을 입안하지 않기로 했으며, 구정리 골프장은 골프장이 아닌 다른 대안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영기 강원도골프장문제해결을위한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최재홍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위원회 위원, 배영근 녹색법률센터 부소장, 유정배 강원도지사 특별보좌관, 장정구 녹색연합 협동사무처장 등이 특별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한편, 구만리 골프장 사업자인 ㈜원하레저는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구만리 골프장은) 법적인 판단을 받아 당사의 사업이 정당하고 합법적인 사업임을 인정받은 상황"으로, "특별위원회의 기자회견 내용은 모두 억지와 비방"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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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강원도지사, '홍천 구만리 골프장' 직권취소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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