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권_뉴스 이야기]국민연금공단, "늙어서 폐지 주울래, 여행 다닐래?"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공단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광고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으로 뽑힌 포스터, 그 포스터에는 '65세 때, 어느 손잡이를 잡으시렵니까?'라는 문구를 중심으로 위에는 폐지가 실려 있는 손수레가, 아래에는 여행용 가방 사진이 실려 있었다.
2010년에 진행된 공모전이니 한참 지난 것이기는 하지만, '국민연금공단'에서 이런 광고에 상을 주다니 어이가 없었다. 광고를 만든 학생도 학생이지만 뽑아준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것일까?
실제 폐지를 줍는 분들이 이 광고를 보았다면 어떤 기분이 들지, 한 번 생각이라도 해 본 것일까? 하루에도 네댓 번이 넘게 폐지를 주우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마주친다. 국민연금공단은 그 분들께 이 광고를 자랑스레 내보일 수 있을까?
사람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 점 중 하나는, 상대의 감정이 어떨지 헤아릴 수 있는 '감정이입' 능력일 것이다. 그 능력이 심각하게 결여된 사람을 '싸이코패스'라 부르기도 한다. 나 혼자 살아가는 사회가 아닌, 여럿이 공감하고 생활하는 공간에서 어떻게 '국민연금공단'이라는 공기관이 힘없고 가난한 사회적 약자를 비아냥거리는 듯한 광고를 수상작으로 뽑을 수 있다는 말인가?
최근, 이른바 '사회 지도층'이라는 높은 자리에 앉아 계시는 분들의 생각 없는 망언 탓에 나라가 발칵 뒤집어 졌었다.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을 두고 터진 현오석 부총리의 '어리석은 사람' 발언,
여수 기름 유출 사건을 두고 터진 윤진숙 전 장관의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 발언, 그리고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개인 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질책에 대해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다 보니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했던 정홍원 총리의 발언까지.
이런 발언들이 국민의 분노를 샀던 것은, 바로 이들이 듣는 사람의 감정을 헤아리지 않은 발언을 그대로 쏟아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책임을 통감하고 머리를 숙여야 하는 이들이 일반 국민의 감정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잔인한 글로 상대를 공격하는 악플러들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잘못된 일에 대해 사과하는 것은 늦고 빠름이 없다.
'국민연금공단'의 책임 있는 사과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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