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주산겐도 절 한 가운데 모셔진 중존 불상입니다. 이 불상은 단케이(湛慶) 스님이 1255년 만들었다고 합니다.
박현국
관음보살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그 가운데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화하여 나타는 각각의 모습을 33응현신상(應現身像) 이라고 구별하여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곳 산주산겐도는 이 33이라는 숫자를 건물 33 칸으로 표현하여 그 안에 관음상 천 기를 세워놓았습니다.
관음보살은 불교 보살의 하나로서 중국, 한국 일본 등에서 오래 전부터 섬겨오던 신앙의 대상입니다. 관세음보살 또는 관자재보살이라고 하며 구세관음 등 여러 가지 이름이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이라는 말은 구마라지바(鳩摩羅什)가 산스크리트 불경을 한자로 번역하면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현장법사(玄奘三蔵)는 관자재 보살이라고 하고 관자재는 지혜를 가지고 관조하는 것으로 자재의 묘과를 얻는다는 뜻이며 중생이 두려워하는 모든 것을 없애는 무외심을 펼치는 뜻으로 시무외자, 세상을 구제하는 구세대사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관자재 보살은 반야심경 첫 구절에 나오는 말입니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향가 가운데 도천수관음가는 희명이라는 여인의 아들이 지어 불렀다고 합니다. 이 노래는 천수관음가, 천수대비가, 도천수대비가, 맹아득안가 등이라고도 합니다. 내용은 천수관음에게 눈을 뜨는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간절히 호소하는 것입니다.
경주 석굴암에는 본존불을 중심으로 불상이 모두 38기 새겨져 있습니다. 석굴암 한 거운데 모셔진 본존불 바로 뒤에 있는 불상이 11면 관음상입니다. 석굴암은 부처가 처음 깨달음을 얻었을 때 모습을 새겨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보아서 관음신앙은 불교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천수관음이라는 말은 불경에 있는 말입니다. 천이라는 수는 정해진 천이라는 수자에 그치지 않고 많다는 뜻과 온갖 것을 갖추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본 사람들은 그 수에 맞추어 관음상 천 기를 만들어서 섬겨왔습니다. 일본사람들의 구체적이고 정확하며 현실적인 생각이 만든 결과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이 일본 불교의 특징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