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교육청, 돌봄강사 고용보장 대신 운영 축소

학교비정규직 대책위 "공공보육 질 저하하는 초등돌봄 졸속추진 철회해야"

등록 2014.02.17 20:02수정 2014.02.17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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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비정규직 경북대책위원회는 17일 오전 경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돌봄교사의 고용안정을 촉구했다.
학교비정규직 경북대책위원회는 17일 오전 경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돌봄교사의 고용안정을 촉구했다.조정훈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돌봄강사의 고용안정을 보장하라는 지적을 받았던 경북도교육청이 지난 11일 발표한 '2014 방과후 학교운영 계획'을 통해 돌봄교실 운영을 축소하고 외주 위탁을 확대하는 등 돌봄강사의 역할을 오히려 축소해 고용불안이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교육청이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방과후 교육 특기적성 프로그램 수강 학생에 한해 돌봄교실에 참여하게 하고 방과후 학교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의 공백시간은 담임이 지도 관리하도록 해 사실상 특기적성 프로그램 참여를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축소하는 대신 외주 위탁도입을 확대해 학부모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반면 인건비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봉사자, 교육기부자 모집을 추진해 돌봄강사의 고용을 악화사키고 있다.

특히 교육부가 돌봄교실과 방과후 교육의 통합 및 연계 운영, 돌봄전담사의 무기계약 전환과 1일 8시간 근무 확립을 통해 돌봄서비스의 안정적인 운영 계획을 발표했지만 경북도교육청은 오히려 거꾸로 가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여성노조대경지부와 공공운수노조 학교비정규직경북지부 등으로 구성된 '학교비정규직경북대책위원회'는 17일 오전 경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보육의 질을 저하하는 초등돌봄 졸속 추진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보육전담사가 주 10~15시간의 시간제 계약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전문성 인정은커녕 '자율활동' 및 '귀가지도'로 역할을 한정하고 명칭마저도 돌봄전담사에서 '돌봄전담인력'으로 격하시켰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공보육은 학생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돌봄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며 "하지만 별도로 거액의 예산을 들여 편성한 특기적성 프로그램에 학생들을 강제로 참여시키는 것은 교육 권력의 폭력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배현주 전국여성노조 대구경북지부장은 "일하는 엄마들은 아이들을 키우려면 불안해 돌봄교실에 보내는 경우가 많다"며 "돌봄강사의 고용이 안정되고 노동조건이 보장되어야 마음 놓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기 전교조 경북지부장도 "매년 2월이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되고 재계약하는 일이 벌어지고 잇어 안타깝다"며 고용보장을 촉구하고 "60명 이하의 소규모학교에 돌봄강사를 배치하지 않겠다는 교육청의 태도는 농어촌의 교육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공공보육 서비스 보장과 외주화 철회, 돌봄전담사 초단시간 계약 철폐를 주장했다. 또한 초등돌봄교실의 졸속 추진을 반대한다며 공공보육 정상운영을 위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돌봄강사들의 고용안정 보다는 교육의 질적 유지가 더 중요하다"며 "60명 미만의 학교에 무기계약 돌봄강사를 전담으로 두어야 한다는 요구는 예산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돌봄강사 #학교비정규직 #경북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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