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저녁 창원 태봉고등학교 도서관에서는 “태봉고 교직원 송별식과 <공립대안 태봉고 이야기>로 수다 떨기” 행사가 열렸데, 여태전 교장이 내빈 소개를 하고 있다.
윤성효
태봉고는 권정호 전 경남교육감 때 설립된 전국 첫 '기숙형 공립 대안고'다. 이날 행사에는 권 전 교육감 부부와 이내길 전 간디고등학교(산청) 교장, 강호갑 효암고 교감 등이 참석했다. 간디학교 졸업생과 학부모들도 함께 했다.
효암고-삼현여고 교사를 거쳐 간디고 교감을 지낸 여 교장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도 함께 했다. 이용학 양산 효암고 교장은 "태봉의 위대한 도전을 이끄시던 선생님들께서 이제는 곳곳에 희망의 홀씨를 뿌릴 것이라 믿습니다"라는 축전을 보냈고, 이창희 진주시장도 축전을 보냈다.
권정호 전 교육감 "태봉고, 대한민국 교육방향 제시하는 학교 될 것"권정호 전 교육감이 먼저 무대에 올랐다. 교사, 교수, 총장, 교육감을 거친 그는 "옛날에 영의정 셋보다 대제학 하나가, 대제학 셋보다 처사 하나가, 처사 셋보다 선생 하나가 나는 게 더 영광이라고 했다"며 "저는 호칭을 선생으로 불러 주는 게 제일 좋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요사이 교육감이라면 도둑놈 소리로 들리는 거 같아서 듣기 싫고, 각 시도교육청이 비리로 인해 자살하는 사람도 있고, 자살하려고 했지만 죽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며 "4년간 임기를 마친 여태전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의 노고에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태봉고 설립의 뒷이야기를 꺼냈다. 권 전 교육감은 "태봉고 이야기는 이 책에 다 나와 있는데 언급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말씀 드리려고 한다"며 "공립대안학교를 설립하려고 하니 관련 규정이 없었고, 땅을 물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태봉고 자리는 옛날에 폐교한 초등학교 자리이고, 4년 전에는 '들꽃온누리학교'라는 대안학교가 2년 계약으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계약기간이 끝나갈 즈음 김영식 신부(천주교)께서 찾아오셔서 계약 연장을 해달라고 하셨는데, 그 때 제가 '재계약 말고 저한테 주시죠'라고 한 뒤 대안학교를 만들겠다고 했더니 즉시 허락하시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안학교를 만든다는 소문이 나고 난 뒤 마을 주민들이 처음에는 반대를 했고, 그래서 제가 노인정을 네 번이나 찾아가서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리고 '우리 아이들을 살려주자. 대안학교가 들어서면 지역이 살아날 것이다'고 말씀 드렸다"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