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자동 노숙인 급식시설 따스한 채움터에서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는 이날 '배식 봉사활동 하는 정몽준 의원'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을 한장 올렸다. 이 사진에서 한 노숙인은 정 후보로부터 상당히 많은 양의 밥을 받고 놀라기라도 한 듯 입을 크게 벌이고 있다. 지나치게 많아 보이는 밥과 놀란 듯 크게 입을 벌린 노숙인의 표정이 '묘한 구도'를 이룬 탓에 SNS 등에서는 '정몽준 배식 굴욕 사진'으로 유포됐다.
인터넷에는 "밥만 많이 먹어라 이건가?", "배 터져 죽으라고?", "평소에 저런 미개한 급식 먹어본 적이 없으니 개돼지한테 사료주듯이 저렇게 많이 퍼주지 ㅉㅉ" 등 주로 비판적인 반응이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정몽준의 개념 없는 밥 퍼주기에 놀란 할아버지' 혹은 '응? 가난한 사람들은 밥 이 정도 먹지 않나?'라고 사진설명을 달거나, 정 후보를 향해 "배식계의 큰손"이라고 조롱했다.
정 후보가 적당하게 밥을 배식해야 하는데 그런 경험이 전혀 없어서 밥만 많이 퍼줬다는 내용들이다. 이로 인해 과거에 버스요금을 묻는 질문에 "70원 정도 하지 않나?"라고 답변한 사실까지 다시 언급되며 '정몽준=귀족 프레임'이 확대 재생산됐다. 하지만 <오마이뉴스>에서 확인한 결과, '배식 굴욕 사진'은 사실과 전혀 달랐다.
이 사진을 직접 찍은 배정현 <연합뉴스> 사진기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그 분이 정 후보에게 밥을 더 퍼 달라고 해서 정 후보가 더 퍼준 것이다"라며 "그 분이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것도 (많은 양의 밥에) 놀란 게 아니라 입을 크게 벌리고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배 기자는 "당시 현장에서 총 4장의 사진을 올렸는데 나머지 3장을 보면 정 후보가 적당하게 밥을 퍼줬다"라며 "지금 인터넷에서 돌고 있는 비판과 같은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당시 현장을 취재했던 <오마이뉴스> 사진기자도 "그 노숙인이 먼저 정 후보에게 '밥을 많이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 후보도 '밥을 많이 드릴까요?'라고 응대했다"라며 "이런 상황을 잘 모르는 누리꾼들이 지나치게 비꼰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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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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