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도에 활짝 핀 동백꽃. 한 여행객이 스마트폰으로 동백꽃을 찍고 있다.
이돈삼
방파제를 따라 오동도로 들어간다. 길게 이어진 방파제가 바다 한가운데로 이끈다. 내가 빨려 들어가는 것 같다. 바닷물도 맑고 깨끗하다. 원유 유출사고를 겪은 신덕리가 멀지 않지만 기름 찌꺼기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방파제 끝에서 오른편 해안에 놓인 나무데크 길을 따라 간다. 섬의 속살을 만나는 길이다. 동백나무가 우거져 숲을 이루고 있다. 절정은 아니지만 동백꽃도 피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어우러지는 동백꽃이 마음을 송두리째 앗아간다. 연인들도 붉은 동백꽃을 보며 밀어를 속삭이고 있다.
오동도는 면적이 9만㎡로 작은 섬이다. 여기에 수십 년 묵은 동백 3000여 그루가 심어져 있다. 동백은 샛노란 수술에 붉은 꽃잎과 짙푸른 잎새가 선명한 색의 대비를 이뤄 강렬한 이미지를 준다. 선홍빛깔의 꽃이 활짝 피면 황홀경을 연출한다. 올해도 그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 동백은 꽃이 아름답게 피었다고 생각될 때쯤 꽃잎을 떨어뜨린다. 이렇게 꽃잎을 뚝-뚝- 떨궈 빨갛게 물든 숲도 매혹적이다. 동백은 꽃이 필 때와 질 때 두 번 봐야 한다는 말도 이래서 나왔다. 피는 모습도, 지는 모습도 모두 아름답다.